▲ 에릭 해커가 에스밀 로저스의 대체 선수로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는다. NC 시절 해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다시 '안전한 모험'을 택했다. 

넥센은 21일 우완 투수 에릭 해커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해커는 지난 3일 LG전에서 손가락 분쇄 골절상을 입고 수술대에 오른 에스밀 로저스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넥센에 입단했다. 지난해  NC를 떠난 뒤 약 8개월 만의 KBO 리그 복귀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한 해커는 KBO 리그에서 뛰었던 5시즌 동안 137경기 56승 34패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했고, 2015년~2017년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초기의 위력이 떨어졌어도 노련미를 보이던 해커는 높은 몸값과 젊은 선수를 원하는 NC의 기조와 어긋나면서 지난해 말을 끝으로 '실업자'가 됐다.

넥센은 로저스가 급작스러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지면서 하루 빨리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런 사건을 대비해 항상 외국인 선수 대체 후보 리스트를 만들어두고 있지만, 팀이 대내외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몸값 높은 선수를 데려오는 것도 상황 상 맞지 않았다. 이럴 때 넥센이 지금까지 가장 많이 택한 이가 KBO 리그 재취업을 노리는 선수들이었다.

넥센은 2008년 히어로즈로 창단할 당시 현대에서 뛰던 클리프 브룸바를 그대로 승계했고 2007년 KIA에 있었던 제이슨 스코비를 데려왔다. 2009년에는 2008년까지 한화에 있던 덕 클락을 영입했다. 2011년에는 삼성에 있던 브랜든 나이트를 데려오며 좋은 의미의 '재활용'을 이어갔다. 2014년 헨리 소사(이전 KIA, 현 LG), 2015년 브랜든 스나이더(이전 LG), 그리고 올해 에스밀 로저스(이전 한화)도 모두 한 번 KBO 리그에서 검증을 마친 선수들이었다.

▲ 넥센의 재취업 외국인 선수 영입사

특히 니코스키와 소사는 시즌 중 대체 선수로 급히 영입한 투수들이다. 리그 적응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약점도 이미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빨리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 재취업 외국인 선수들의 공통점. 특히 KBO 리그가 외국인 선수들에게 점점 좋은 취업 시장이 되면서 한 번 왔던 선수들의 충성도가 더 높아진 것도 넥센에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해커 역시 KBO 리그 복귀를 계속 희망해왔다. 해커는 지난해 NC와 결별한 뒤부터 계속해서 자신의 투구 훈련 영상을 SNS에 업로드하며 한국어로도 훈련 내용에 대한 설명과 자신의 컨디션을 어필하는 글을 올렸다. KBO 리그와 관련된 계정을 해시태그로 걸며 누구든 자신을 바라봐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때 넥센이 손을 내밀며 해커의 리그 복귀가 현실화됐다. 해커는 25일 귀국 후 취업 비자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실전 등판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둘의 합은 맞았다. 이제 '밀월 관계'가 어떻게 유지될지는 해커의 능력에 달렸다. 해커가 KBO 드림을 다시 일궈나가며 넥센의 효율적인 경영에 날개를 달아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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