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밀 로저스는 21일 넥센에서 웨이버 공시됐지만 당분간 한국에서 치료를 받는다. ⓒ넥센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에서 방출된 우완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당분간 한국에 머무르며 치료를 받는다.

넥센은 21일 로저스를 웨이버 공시했다. 로저스는 지난 3일 잠실 LG전에서 김현수의 타구를 직접 잡다가 손가락 분쇄 골절상을 입었다. 손가락 뼈가 4군데 부러지면서 재활 기간이 6~8주로 길어졌고, 넥센은 결국 그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로저스를 방출하고 새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를 영입했다.

로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150만 달러에 넥센과 입단 계약을 맺었다. 2015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으나 2016년 7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며 한화를 떠났던 그는 '코리안 드림'을 다시 노리고 KBO 리그에 복귀했다. 150만 달러는 넥센 구단 창단 이후 외국인 선수 최고 금액이었다.

로저스는 승운이 따르지 않았어도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1선발로 제몫을 해줬다. 구단이 우려했던 사생활 말썽도 없었고, 오히려 조용한 편인 넥센 더그아웃에 웃음기를 안겨주는 '치어 리딩' 능력을 보이면서 잘 영입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3일 직선타를 잡은 뒤 2루에 공을 던져 주자를 잡고 나서야 고통을 호소한 것은 로저스의 책임감을 보여줬다. 그의 부상이 더 안타까운 이유다.

넥센은 8일날 뼈 고정 수술을 받은 로저스가 수술 부위 고정핀을 뽑을 때까지 호텔 숙박 등 체류비와 병원 치료비를 모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고형욱 넥센 단장은 22일 스포티비뉴스에 "수술 받고 한 달 정도 후에 핀을 뺀다고 하더라. 앞으로 2주 정도 한국 체류 비용을 모두 지원한다. 핀을 뺀 뒤에는 미국으로 돌아가 재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로저스는 부상으로 한국을 떠나게 된 만큼 연봉의 대부분을 받을 수 있다. 로저스는 연봉에서 옵션 비중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큰 금액을 받는다. 고 단장은 "로저스가 연봉은 보장을 받지만 스스로도 원치 않은 부상이었고 팀에 정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정말 잘하고 싶었는데 떠나게 된 것을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저스는 2~3달 정도 손가락 뼈가 붙고 나면 다시 훈련에 나설 수 있다. 스스로도 떠나기를 싫어한 만큼 내년에 다시 KBO 리그에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로저스가 어떻게 다시 마음을 먹고 훈련에 매진하느냐에 따라 다시 KBO 리그 복귀의 꿈이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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