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포메이션 서류를 들고 최종 훈련을 지휘한 오소리오 감독 ⓒ한준 기자
▲ 훈련 전 미팅에 오랜 시간을 쓴 오소리오 감독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 한준 기자]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대표 팀 감독은 한국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F조 2차전 사전 회견에 두툼한 서류뭉치 꾸러미를 들고 등장했다. 회견을 마친 뒤 곧바로 경기 전 최종 훈련을 지휘하러 가야 했다. 훈련복 차림에 선수들에게 설명할 전술 자료를 챙겨온 것이다.

오소리오 감독은 자신의 메모가 남아있는 맨 앞 서류를 굳이 가리려 하지 않았다. 중요한 정보는 없었으리라. 그래도 혹시 몰라 그가 회견장 의자에 착석하러 이동하는 짧은 사이 최대한 당겨 찍었다. 서류 뭉치의 첫 장은 한국 대표 팀의 스웨덴전 선발 포메이션을 그린 종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전 포메이션을 4-3-3으로 이야기했지만, 몇 달간 꾸준히 한국을 분석해온 오소리오 감독은 4-1-4-1 포메이션으로 봤다. 그는 결전지 모스크바로 넘어오기 전 베이스캠프인 모스크바에서 멕시코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한국이 4-1-4-1 포메이션을 쓰고, 미드필더 기성용이 핵심이라고 지목한 바 있다.

오소리오 감독이 그린 한국 팀 포메이션에는 크게 세 개의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다. 주의할 선수를 표시해둔 것이다. 여기에 장신 공격수 김신욱, 측면 공격수 손흥민, 미드필더 기성용의 이름 위에 동그라미 표시가 있었다. 오소리오 감독은 이 종이를 굳이 가리지 않았고, 회견장에서도 이 셋을 지목했다.

“한국은 훌륭한 팀이다. 우선 기성용, 스완지의 중앙 미드필더가 있다. 손흥민, 토트넘의 7번 공격수다. 공격진의 4자리를 다 뛸 수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에 좌우 미드필더까지 가능하다. 김신욱은 공중전에 지배적인 플레이할 수 있다.”

▲ 밝은 분위기로 인터뷰한 오소리오 감독 ⓒ한준 기자


오소리오 감독은 본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하프라인에 선수들을 둥글게 모아 두고 이 종이를 선수들에게 보여주며 미션을 줬다. 훈련을 먼 거리에서 지켜봐 정확히 어떤 이야기를 하는 지 알 수 없었지만 선발 출전이 유력한 선수들에게 종이를 가리키며 지시를 내려 한국전의 대비 전랴글 주입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동기부여를 위한 단순한 한 두 마디가 아니었다. 오소리오 감독은 15분 공개 훈련 시간 전부를 전술 미팅에 썼다. 초반 5분은 기자회견으로 합류가 늦어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에게 가볍게 몸 풀기를 시키고 있었다. 오소리오 감독이 오자 10분 가까이 미팅을 하다가 공개 시간이 끝나버렸다.

로스토프아레나에서 만난 에릭 마우리시오 이마이 텔레비사 기자는 “원래 오소리오 감독이 말을 많이 하는 편이긴 한데 이번엔 더 열정적이었다. 분명히 내일 경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에서 특별했던 것은 맞다”며 이례적이었다고 했다. 

멕시코의 한국전 회견 내용은 독일전 승리로 선수들이 자만하지 않을 것이냐는 우려가 컸다. 멕시코 선수단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 주장 안드레스 과르다도는 “독일을 이겼다고 점수를 더 주는 게 아니다. 한국에 패하면 독일전 승리는 사라진다”고 했다. 

오소리오 감독도 한국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마지막 훈련 현장까지 한국 분석 노트를 가져와서 열강한 오소리오 감독. 한국 시간으로 24일 0시에 킥오프할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는 긴장감이 흘러 넘친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은 과할 정도로 상대 팀을 연구하는 감독이다.” (세사르 카바예로 리베라 TV아스테카 기자)

“오소리오 감독이 한국의 A매치 데이에 분석관을 모두 파견했고, 반 년 동안 연구했다.” (에릭 마우시리오 이마이 텔레비사 기자)

"한국이 위대한 결과를 낸 2002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거스 히딩크 감독을 찾아갔었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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