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마지마 경기 패배 후 눈물을 흘리고 있는 손흥민(왼쪽).
▲ 네이마르는 코스타리카와 경기에서 골을 넣고 브라질이 승리하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울었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손흥민은 멕시코전이 끝나고 눈물을 보일까.

22일(이하 한국 시간) 열린 브라질과 코스타리카의 경기. 후반 추가 시간 나온 네이마르의 쐐기 골로 브라질이 2-0 완승을 거뒀다.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리고 네이마르가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네이마르의 눈에는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이후 네이마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날 자신이 흘린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내게 어떤 일이 생겼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말은 쉽다. 앵무새도 한다. 여전히 사람들은 정확한 사실도 모른 채 이야기를 한다. 내 인생에서 쉬운 건 하나도 없었다. 눈물은 기쁨과 역경의 극복, 승리를 향한 열망의 표현이었다. 계속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아니, 꿈보다는 사명에 더 가깝다. 동료에게 축하한다는 말은 건네고 싶다. 너희들이 최고다.”

네이마르의 부담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는 동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와 끊임없이 비교되며 브라질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부상을 입었고 100%의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조별 리그 1차전을 뛰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네이마르는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브라질도 스위스와 1-1로 비기며 승점 1점 획득에 그쳤다.

비난의 화살은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에게 집중됐다. 코스타리카와 조별 리그 2차전을 앞두곤 “브라질이 네이마르 출전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코스타리카전 직후 보인 네이마르의 눈물은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리는 감정의 표현이었던 것이다.

여기 네이마르의 심정을 누구보다 이해할 선수가 있다. 한국의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을 터트렸다. 유럽 정상급 공격수들과 어깨를 견주며 이룬 성과다. 이미 기량 자체는 세계무대에서 검증됐다.

당연히 이번 월드컵에서 손흥민의 활약을 기대하는 한국 팬들도 많았다. 손흥민은 같은 조 국가인 독일, 멕시코, 스웨덴에 비해 전력이 떨어지는 한국의 믿을 구석이었다.

▲ 손흥민에게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어떤 대회로 기억될까.
하지만 조별 리그 1차전 스웨덴과 경기에서 한국은 유효슈팅을 단 한 차례도 날리지 못하며 0-1로 패했다. 손흥민을 향해 “열심히 뛰었지만 동료들의 지원이 못 받쳐줬다”,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택한 신태용 감독의 희생양”이라며 옹호하는 의견이 많았지만 선수 본인이 느낄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

손흥민은 멕시코전을 앞둔 22일 "내가 팀 공격수 중 한 명이기 때문에 골을 넣지 못한 데 대해 분명한 책임감을 느낀다. 내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쌓을 수 있도록 내가 더 잘해야 한다. 팀이 잘하지 못하면 내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지 못한 탓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에 계신 팬들이 우리 경기에 매우 실망하셨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4년 전 손흥민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전이 끝난 후였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첫 월드컵 출전의 부담과 16강 진출 실패라는 책임감이 한데 어우러진 눈물이었다.

4년이 지났다.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이 끝나고 어떤 눈물을 흘리게 될까. 한국은 24일 오전 12시 멕시코와 F조 조별 리그 2차전을 치른다. 16강 운명이 결정될 중요한 경기다. 하지만 경기 결과를 떠나 손흥민이 에이스라는 이름의 무거운 짐을 덜고 마음껏 그라운드 위를 누비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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