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현수를 위로하는 김영권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 한준 기자] 노림수는 통했다. 숙제는 못 풀었다. 한국은 대회 전 예상된 수비 집중력과 공격 결정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멕시코를 상대로 강점을 보여줬지만 결과는 얻지 못했다.

스웨덴전과 멕시코전도 결국 문제는 수비 집중력이었다. 두 경기 연속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끝내 동점골을 얻지 못하고 1-2로 졌다. 스웨덴전과 마찬가지로 필드골은 내주지 않았지만 페널티킥이 통한이었다. 집중력 문제도 있었지만 운도 따르지 않았다. 

▲ 문선민의 돌격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 빠르고, 잘뛰고…신태용호 깜짝카드, 우리가 잘하는 걸 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재성 전진 배치, 문선민과 주세종 선발 투입이라는 깜짝카드로 판을 흔들었다. 4-4-2 포메이션과 4-1-4-1 포메이션을 오가며 기민한 움직임과 투지 넘치는 활동량으로 경기를 통제했다. 전반전 볼 점유울과 패스 휫수는 적었으나 압박 수비와 역습 과정이 매끄러웠다. 

신태용 감독의 깜짝 카드는 통했다. 스웨덴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F조 1차전에 무력한 0-1 패배를 당했던 한국은 작지만 빠른 선수들을 전면에 배치해 라인을 높여 경기했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의 역습 공격 능력을 살리기 위해 최전방에 두고, 전방 압박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이재성을 투톱 파트너로 배치했다. 이재성은 1선과 2선을 오갔다. 좌우 측면에 황희찬과 문선민은 개인 돌파 기술이 강점. 돌격대상 역할과 전방 압박을 겸했다.

기성용의 미드필더 파트너로 주세종이 나선 것도 성공적이었다. 정밀한 볼 배급 능력을 갖춘 주세종은 이재성의 뒤 공간을 부지런히 전진해 압박하면서 수비적으로도 좋은 활약을 했다. 무엇보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침투 패스를 기막히게 공급해 한국 중원의 기성용 의존증을 탈피하게 했다.

라이트백 이용도 힘있게 뛰었다. 센터백 김영권은 스웨덴전처럼 수비 집중력을 유지하며 빌드업 패스도 좋게 연결했다. 많이 뛰고 열심히 뛰었다. 그리고 빨랐다. 한국은 본래 강점을 되살린 축구로 희망을 보였다.

▲ 마지막 수비 집중력을 해결하지 못했다.


◆ 두 경기 연속 PK 허용…수비 집중력이 부족했다

아쉬웠던 것은 수비 집중력이었다. 전반 23분 손흥민이 우측 전방에서 무리하게 공을 끌다 빼앗겨 역습 위기를 내줬다. 오른쪽 측면으로 전개된 멕시코 공격을 김민우가 빠트렸다. 다시 왼쪽으로 공이 넘어왔다.

전반 24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을 파고든 안드레스 과르다도의 크로스가 몸을 던져 막던 장현수의 손에 맞고 핸드볼 파울이 선언됐다. 페널티킥. 조현우는 마지 못했다. 한국은 두 경기 연속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줘 흐름을 잃었다.

실점 이후 장현수는 곧바로 패스 미스를 범해 위기를 자초했다 김민우와 장현수가 1차전 부진의 부담을 덜지 못한 모습이었다. 장현수는 1차 실수 이후 정신을 다잡았다. 김민우도 적극 공격 자세를 취했다. 한국은 전반 막판 총공세를 펴며 분위기를 살렸다. 멕시코 수비가 육탄으로 막았다. 

한국은 전반전에 대등한 경기를 했다. 마지막 집중력이 조금 모자랐다. 후반전에도 한국은 기세를 유지했다. 후반 7분 문선민이 문전으로 과감하게 진입한 슈팅이 멕시코 수비수 살세도의 팔을 맞았으나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다. 후반 11분 기성용의 중거리슛이 오초아의 선방에 막히기도 했다.

한국은 전방과 중원 수비는 좋았다. 포백 라인이 불안했다. 김민재와 김진수가 부상으로 빠지며 새 판을 짠 수비 라인은 오히려 반년 만에 복귀한 김영권이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월 A매치에 신태용호에 첫 발탁된 이용도 선전했다. 

장현수와 김민우는 1차전의 부진을 털어내고자 노력했으나 멕시코 공격이 치고 들어오는 순간 과감성과 정밀함을 보이지 못했다. 조현우는 잇단 선방으로 위기를 넘기며 넘버원의 자격을 다시금 증명했다. 두 경기 연속 페널티킥 방향을 맞추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 손흥민이 결정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 기회 못 살린 한국…필요한 순간 결정력이 모자랐다

공격이 잘됐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던 숙제도 못 풀었다. 손흥민은 이중삼중의 육탄 수비에 막혀 코스를 찾지 못했고, 황희찬과 문선민의 저돌적 돌파 이후 마지막 선택이 둔탁했다. 

후반 21분 전진하던 한국이 허를 찔렸다. 기성용이 공을 빼앗긴 뒤 멕시코의 빠른 역습이 전개됐다. 로사노의 돌파에 이은 패스를 치차리토가 받았다. 장현수가 몸을 던졌지만 가볍게 속이고 마무리했다. 골을 넣어야 할 시점에 해결하지 못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경기 운영이 불리해졌다.

손흥민이 후반 추가 시간에 개인 능력으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멕시코의 집중력이 흔들린 시점이었다. 한국은 독일이 스웨덴을 꺾고, 마지막 경기에서 멕시코가 3승을 챙겨야 16강에 갈 수 있는 어려운 경우의 수가 남았다. 가시밭길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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