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답게 싸운 '니시노 재팬' 또는 '아저씨 재팬'.
▲ 일본이 벌써 승점 4점을 쌓았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일본이 익숙한 패스 축구로 승점 4점을 거두면서 16강 가능성을 높였다.

일본은 24일 밤 12시(한국 시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 리그 2차전에서 세네갈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일본은 조별 리그에서 쾌조의 시작을 했다. 콜롬비아를 상대로 승리했고 세네갈과 비겨 승점 4점으로 조 공동 선두로 올랐다.남은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세네갈은 강한 팀이다. 조별 리그 1차전에서 '톱시드' 폴란드를 압도했다. 세네갈이 폴란드를 잡은 키워드를 꼽자면 속도, 힘, 전방 압박이었다. 1대1 상황에서 공격수들이 속도와 힘에서 강점을 보였다. 전방 압박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투박한 폴란드의 중원 플레이를 적절히 제어하면서 완벽히 경기를 주도했다.

만만찮은 상대를 맞아 일본은 일본답게 대응했다. 장점을 극대화해 단점을 줄이면서 경기를 운영했다. 

일본은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다. 정확한 패스를 살린 공격 전개는 강점이지만, 신체 조건이 떨어지는 수비력은 약점이다. 일본은 공격을 펼칠 때 위협적이고 경기 흐름이 살아난다. 월드컵 득점왕 출신인 게리 리네커는 자신의 SNS로 "일본은 즐거운 축구를 한다"며 일본의 아기자기한 축구과거 에버턴에서 활약했던 레온 오스만은 영국 공영방송 'BBC'에 "두 팀 모두 패배할 경기가 아니었다. 두 팀 모두 잘했다. 수비적으로는 두 팀 모두 약했지만 공격에서 위협적이었다"고 평가했다.

▲ 혼다(왼쪽)이 해결했다. 월드컵 4호 골.

콜롬비아와 1차전에서도 그랬다. 일본은 전반 3분 만에 카를로스 산체스의 퇴장과 페널티킥 득점을 하고도 2-1로 꽤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전반에는 수적 우위를 점하자 니시노 아키라 감독은 수비 지역으로 물러서길 택했다. 수적 열세에 놓인 콜롬비아가 전진하면 그 뒤를 노리겠다는 심산. 하지만 지속적으로 포백 뒤를 노리고 영리하게 반칙을 얻은 라다멜 팔카오에게 고전했다. 결국 프리킥에서 실점하고 전반을 1-1로 마쳤다. 

일본은 후반전에서야 공격적으로 나섰다. 지속적으로 풀백을 전진시켜 콜롬비아 수비 뒤 공간을 노렸다. 콜롬비아 수비진도 자꾸 뒤를 허용하자 전진하기 어려웠다. 콜롬비아의 전체적인 라인을 공격으로 물러나게 한 것이다. 일본은 후반전 사실상 하프코트 게임을 하면서 후반전 1골을 추가해 승리를 따냈다.

세네갈전에서도 일본의 대응은 비슷했다. 전반 11분 만에 가와시마 에이지 골키퍼의 미숙한 볼 처리로 실점했다. 세네갈이 뒤로 물러나 수비 조직을 갖추지 일본은 패스를 돌리면서 흐름을 살렸다. 풀백들도 공격에 가담하면서 적극적으로 경기했다. 그리고 왼쪽 풀백 나가토모 유토에게 침투된 패스가 이누이 다카시에게 연결되면서 동점 골을 뽑았다.

후반전 경기 운영도 일본의 페이스였다. 세네갈이 전방 압박을 시도했지만 일본의 경기 운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볼을 예쁘게 잘 돌리면서 압박을 피해갔다. 세네갈의 선수들은 크고 강했지만, 일본은 투우사처럼 요리조리 공을 돌리면서 되려 체력을 빼놨다.

일본 선수들 개개인 능력도 빛났다. 일본 선수들도 장단점이 뚜렷했다. 신체 능력에선 세네갈 선수들에게 밀리곤 했지만 기술적 측면과 영리한 움직임에선 밀리지 않았다. 빠르고 정확한 패스는 일본 최고의 장점이었고, 미리 공을 받기 전에 공간을 확보하거나 세네갈 선수들을 속이는 움직임으로 압박에 대처할 공간을 얻었다

일본이 패스를 잘 돌리면 수비 안정감도 얻을 수 있었다. 세네갈의 공격 기회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이 '티키타카' 축구를 표방하면서 주장했던 것과 같은 이치다. 이른바 일본식 티키타카 '스시타카'가 2018년에 돌아왔다.

▲ 니시노 재팬은 '과거로 회귀'해 성적을 내고 있다.

월드컵 본선을 2달 정도 남긴 시점 일본축구협회(JFA)는 전임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을 경질했다. 뒤를 이은 니시노 감독은 '일본다운 축구'를 외치면서 패스 중심 축구의 부활을 알렸다. 할릴호지치 감독 체제에서 홀대를 받았던 혼다 게이스케(파추카), 오카자키 신지(레스터시티),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까지 소집하며 '패스 축구'의 부활을 천명했다. 

개막 전까지 부진한 경기력으로 우려의 시선을 받았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새로운 전술에서 조직력을 다지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축구로 '회귀'를 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익숙한 '스시타카'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여전히 장점만큼이나 단점이 뚜렷해 높은 성적을 예상하긴 이르지만 일본은 특색있는 축구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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