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버 바우어에게 마운드가 실험실이라면, 최근 연구 과제는 '터널링'이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는 경기당 2.52개의 홈런이 나왔다. 역대 최고 기록으로, 2위인 이른바 '스테로이드 시대'의 2000년 2.34개보다 0.2개 가까이 많다. 올해는 2.28개로 역시 스테로이드 시대에 해당하는 1999년과 같다.

여전히 많은 홈런이 터지고, 투수들도 속 터지는 일이 반복되는 듯하지만 변화의 조짐이 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늘어나던 홈런 수가 올해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미국 '디어슬레틱'은 26일(한국 시간) 투수들의 반격이 '터널링'에서 시작됐다고 봤다. 터널링이란 타자가 투수의 구종을 가능한 늦게 파악하도록 하는 것이다. 공이 손에서 떠난 뒤가 아니라 타자 바로 앞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당연히 반응하기 어렵다.

'공을 끝까지 보고 친다'는 말은 집중력을 강조하는 수사일 뿐 현실일 수 없다. 끝까지 보면 늦는다. 터널링은 그래서 필요하다.

투수들은 '약한 타구'를 많이 유도하기 위해 터널링을 연구하고 있다. 디어슬레틱에 따르면 터널링을 이용한 투구(마지막 20피트까지 구종간 궤적 차이가 크지 않은) 비율은 점점 늘어나 올해는 11.8%가 됐다.

▲ 콜 해멀스는 '터널링'을 적극 활용하는 대표적인 베테랑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투수들이 터널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트레버 바우어(클리블랜드)다. 그러나 이런 젊은 투수들만 시류를 타는 건 아니다. 콜 해멀스(텍사스) 같은 베테랑 투수들도 터널링 활용을 늘렸다.

가장 일반적인 조합은 높은 포심 패스트볼-커브 혹은 슬라이더다. 디어슬레틱은 "패스트볼-커브 혹은 슬라이더 조합은 2014년 약 16%에서 올해 20%에 가까워졋다"고 보도했다. 이제는 투심 패스트볼(싱커)보다 포심 패스트볼-커브 혹은 슬라이더가 더 유행한다.

디어슬레틱은 "터널링의 유행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확실히 투수들의 반격은 시작됐다. 홈런의 시대에 종말을 고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경기당 득점은 2015년 전으로 돌아갔다"고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