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은 214개 탈삼진 페이스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건일 기자] 지난 5월 키버스 샘슨을 처음 만났던 모 감독은 깜짝 놀랐다. 전력분석 보고와 달랐기 때문이다. 그저 공이 빠른 투수인 줄 알았는데 막상 상대해 보니 변화구가 다양하고 좋아서 공략하기가 쉽지 않았다. 제구마저 날카로웠다. 이 감독은 “그런 투수인지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한화는 지난 1월 영입 당시 샘슨을 150km가 넘는 패스트볼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로 소개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 역시 샘슨은 제구나 변화구보단 구위로 짓누르는 투수라고 설명했다. 단조로운 투구 패턴, 안정적이지 않은 제구력에 샘슨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샘슨은 패스트볼에 의존하는 단순한 투수가 아니다. 5일까지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샘슨의 패스트볼은 전체 48.3%로 절반 수준. 슬라이더가 17.2%, 커브가 12.6%, 체인지업이 18.3%다. 한국에 와선 박상원에게 포크볼까지 배웠다. 샘슨의 전담 포수 지성준은 이렇게 말했다. “샘슨은 구종이 6개다. 직구, 투심, 슬라이더, 서클체인지업, 커브, 그리고 포크볼까지. 패스트볼 구위는 리그에서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변화구도 가끔 기복이 있지만 좋은 수준이다.”

시속 150km를 넘는 패스트볼을 가볍게 던지고 여러 가지 변화구를 던지니 샘슨을 상대하는 타자들은 머리가 복잡해진다. 삼진이 쌓이는 이유다. 샘슨은 5일 KIA와 경기에서 삼진 9개를 추가했다. 19경기에서 106⅔이닝을 던지면서 탈삼진 132개. 이 부문 독보적인 1위다. 9이닝당 탈삼진 역시 11.02개로 리그 1위다. 샘슨의 탈삼진 페이스를 144경기로 환산했을 때 214개가 나온다.

KBO 리그 역사상 한 시즌 200탈삼진은 12번 있었다. 한화 소속이었던 류현진이 마지막이다. 류현진은 2006년 탈삼진 204개로 신인 최초로 200탈삼진 기록을 세웠고 2012년엔 탈삼진 210개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KBO 리그 한 시즌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은 1984년 최동원이 기록한 223개다. 1985년 김시진의 221개, 2996년 롯데 주형광의 221개, 1983년 삼미 장명부의 220개가 뒤를 잇는다. 외국인 투수로는 2001년 SK 소속이었던 에르난데스의 215개가 최다 기록이다.

샘슨은 “타이틀보다 팀 승리가 우선”이라면서도 “삼진을 잡으면 희열을 느낀다”며 욕심을 내비쳤다. 전담 포수이자 샘슨의 짝꿍인 지성준 역시 “어떻게든 샘슨을 탈삼진왕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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