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UFC가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39, 미국)를 헤비급 타이틀전에 올린 이유는 명확했다.

헤비급엔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35, 미국)에게 적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2016년 5월 파브리시우 베우둠을 꺾고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미오치치는 알리스타 오브레임, 주니어 도스 산토스에 이어 떠오르는 신성 프란시스 은가누까지 잡고 UFC 헤비급 최초로 3차 방어를 해냈다.

헤비급에서 13승 무패 전적을 갖고 있고 라이트헤비급을 평정했던 코미어는 어쩌면 현재 로스터에서 미오치치에 대적할 만한 유일한 파이터였다.

코미어는 키 180cm. 미오치치는 키 193cm다. 머리 하나가 작았다. 하지만 코미어는 존 존스와 세 차례 싸웠다. 자신보다 큰 선수들과 싸우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8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23 메인이벤트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코미어는 미오치치를 1라운드 4분 38초 만에 꺾었다.

코미어는 UFC 역사상 다섯 번째로 두체급 챔피언이 됐다. 라이트헤비급과 헤비급 챔피언벨트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두 체급 동시 챔피언은 코너 맥그리거에 이어 두 번째다.

미오치치는 시작부터 매섭게 전진했다. 코미어의 태클 시도 자체를 봉쇄하려는 의지였다. 코미어를 펜스에 몰아붙여 압박했다.

코미어는 태클을 하지 않았다. 옥타곤 중앙에 나오더니 킥과 잽을 치면서 전진했다. 중앙을 내주지 않고 미오치치와 전면전을 벌일 계산이었다.

1라운드 막판 미오치치가 코미어를 클린치했다. 이게 패착이었다. 코미어는 클린치 싸움에서 모든 체급을 통틀어 가장 강한 완력을 자랑하는 선수다.

코미어는 힘으로 미오치치를 밀어낸 뒤 오른쪽으로 빠져 나와 훅을 미오치치의 턱에 꽂았다.

미오치치는 쓰러졌다. 마크 헌트, 안드레이 알롭스키 등을 쓰러뜨린 그가 정신을 잃었다.

코미어는 경기가 끝나고 "클린치했을 때 미오치치의 왼쪽 어깨가 낮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제 연습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끝나고 코미어는 "레스너를 꺾는 것이 나의 최종목표"라며 관중석에 있던 전 UFC 챔피언 브록 레스너를 호명했다.

옥타곤에 오른 레스너는 코미어를 기습적으로 밀쳤다.

레스너는 "미오치치도 코미어 너도 아무것도 아니다. 코미어 너에게 가겠다"고 선전포고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가 두 선수의 가운데에서 이를 흥미롭게 바라 봤다.

헤비급 역사상 가장 위대한 챔피언으로 불리던 미오치치의 여정은 3차 방어에서 막을 내렸다. 

▲ 허브딘 심판이 두 선수에게 공격을 지시하고 있다.

'노잼'

3라운드 종료 공이 울리고 프란시스 은가누(31, 카메룬)가 데릭 루이스(33, 미국)의 얼굴을 가격했다.

이 경기에서 가장 큰 유효타였다.

서로가 ‘스치면 간다’는 것을 알고 있는 두 맹수는 정면 대결을 피했다. 주먹을 아끼고 서로 들어오기를 바랐다.

1라운드가 끝나고, 2라운드 허브딘 심판이 공격을 지시했어도 결과는 같았다. 2라운드가 끝났을 때 유효타가 은가누 6회, 루이스 9회에 그쳤고 3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양상은 다르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선 야유가 쏟아졌다.

판정은 일찍 나왔다. 브루스 버퍼 장내 아나운서도 긴장감 없이 승자를 호명했다. 이긴 루이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코메인이벤트인데 인터뷰도 없었다.

미오치치에게 맞아서 펀치 공포증이 생긴 것일까. 은가누는 은가누 답지 않았다.

주짓수도 잘하는데요

앤서니 페티스(31, 미국)를 챔피언으로 만든 기술은 암바다. UFC 164에서 밴슨 헨더슨의 팔을 꺾었다. 페티스는 전형적인 타격가로 알려져 있지만 알고 보면 그라운드 싸움에 능숙하다. 20승 가운데 9승이 서브미션 승리다. 땅에 등을 대고 하는 기술을 페티스는 특히 잘한다. 기요틴 초크로 2번 이겼고 트라이앵글 초크로 3번 그리고 헨더슨을 암바로 꺾었다.

2라운드. 페티스는 펀치와 니킥으로 마이클 키에사(30, 미국)를 눕혔다. 곧 땅에 등을 댄 뒤 두 다리로 키에사의 목을 감쌌다. 키에사의 팔은 무방비. 페티스는 이를 꺾어 경기를 끝냈다. 물 흐르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페티스는 이 승리로 최근 2승 5패 부진을 씻어 냈다. 지난해 7월 짐 밀러전 이후 1년 만에 승리. 통산 21번째 승리다.

고칸 사키를 타격으로 잡았다

라이트헤비급에서 가장 큰 화력을 자랑하는 고칸 사키(34, 네덜란드)과 카릴 라운트리 주니어(28, 미국). 원래 둘은 지난해 12월 UFC 219에서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키가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성사되지 않았다.

그 바람에 라운트리는 상처를 안았다. 사키를 대신한 마이클 올렉시척에게 0-3으로 판정패했는데 올레시척이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경기가 무효 처리됐다.

돌고 돌아 UFC 226에서 다시 만난 둘. 만나기까지 흐른 시간과 간직하고 있는 사연이 무색하게 경기는 일찍 끝났다.

킥복서 출신 사키가 레그킥을 내는 타이밍에 라우틀리의 왼손 스트레이트가 나왔다. 라우틀리의 정권이 사키의 인중에 정확히 꽂혔다. 사키는 쓰러졌고 라우틀리의 파운딩에 동작이 멈췄다. 1분 36초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사키는 UFC 전적 1승 1패가 됐다. 지난해 입식격투기에서 종합격투기로 전향하고 첫 패. 종합격투기에선 2004년 이후 두 번째 패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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