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다른 유니폼을 입고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은 르브론 제임스와 랜스 스티븐스(왼쪽부터).
▲ 마이애미 히트 시절 때의 르브론 제임스와 이를 막는 랜스 스티븐슨.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미운 정이라도 든 걸까?

동부 콘퍼런스에서 신경전을 벌이던 르브론 제임스(34, 203cm)와 랜스 스티븐슨(28, 196cm)이 이제 한솥밥을 먹는다. 그동안 코트 위에서 보여준 두 선수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쉽게 그려지기 힘든 조합이다.

이번 여름 FA(자유계약) 시장에 나온 르브론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르 떠나 LA 레이커스와 4년 1억 5,400만달러(약 1712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르브론의 이적 후 오래 지나지 않아 스티븐슨도 레이커스와 1년 450만달러(약 50억원)에 계약했다. 이로써 두 선수는 다음 시즌부터 레이커스에서 동료로 함께 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르브론과 스티븐슨은 동부 콘퍼런스의 대표적 앙숙이었다. 인디애나 페이서스가 플레이오프에서 르브론을 만날 때마다 스티븐슨을 전담 수비수로 붙였는데, 스티븐슨이 기행에 가까운 플레이로 르브론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처음 시작은 2012년 플레이오프였다. 당시 르브론이 자유투를 실패하자 스티븐슨은 조롱하는 제스처를 취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2014년 플레이오프에선 경기 중 르브론의 귀에 귓 바람을 불어넣었다. 르브론은 황당하다는 표정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 이외에도 스티븐슨은 지난 시즌까지 각종 트래쉬 토크와 과장된 행동으로 르브론의 심기를 건드렸다. 르브론은 스티븐슨 “더럽다”고 말하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 랜스 스티븐슨과 르브론 제임스(왼쪽부터). 두 선수가 미운 정이라도 든 것일까. 르브론 전화에 스티븐슨이 화답했다.
하지만 정작 스티븐슨을 레이커스로 데려온 당사자는 르브론이었다. 인디애나 케빈 프리차드 단장은 9일(한국 시간) ‘뉴욕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스티븐슨의 레이커스 이적 배경을 설명했다.

프리차드 단장은 “르브론이 스티븐슨에게 함께 뛰자고 직접 전화했다. 르브론이 전화로 '난 널 원해'라고 말할 때, 거절할 선수가 리그에 몇이나 있겠나"라고 말했다.

르브론이 스티븐슨의 실력을 인정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스티븐슨은 지난 시즌 평균 9.2득점 5.2리바운드 2.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복있는 플레이와 쉽게 흥분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농구 실력 자체는 흠잡을 데 없다. 화려한 개인기와 운동능력을 활용한 득점력을 갖췄고 포인트가드를 도와 경기를 조율 할 수도 있다. 르브론을 막을 때처럼 상대를 짜증나게 하는 수비도 일품이다.

플레이오프 때면 르브론을 성가시게 했던 스티븐슨. 르브론은 그런 스티븐슨을 한 팀으로 만들며 껄끄러운 상대 1명을 지웠다. 서부 콘퍼런스로 무대를 옮긴 스티븐슨이 플레이오프에서 또 어떤 수비를 보여줄까. 케빈 듀란트, 폴 조지, 제임스 하든 등 서부의 에이스들을 상대로 새로운 귓 바람 수비를 선보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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