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키티치(왼쪽)의 멱살을 잡고 있는 알리
▲ 경기 종료 후 허탈하게 서있는 알리(가운데)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시간이 없었다. 지고 있는 상황에 연장 후반 추가 시간이었다. 금쪽 같은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중에 델레 알리(잉글랜드)는 상대 선수 멱살을 잡고 있었다.

잉글랜드는 12일(한국 시간)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4강 크로아티아와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1966년 자국 월드컵 우승 이후 52년 만에 우승 도전을 물거품으로 끝났다.

전반 5분 키어런 트리피어의 선제골로 앞서 간 잉글랜드다. 앞서 2경기 연속 연장에 승부차기까지 치른 크로아티아이기 때문에 체력도 앞서 잉글랜드의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후반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잉글랜드는 후반 23분 이반 페리시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후 연장 후반 3분 마리오 만주키치에게 역전골을 헌납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크로아티아는 득점 후 분위기가 올라오면 투혼을 발휘, 잉글랜드를 거세게 압박했다.

시간이 없었다. 교체 카드를 다 쓴 상황에서 트리피어가 부상으로 빠져 수적 열세도 있었다. 하지만 이와중에 알리는 불필요한 행동으로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문제의 장면은 연장 후반 추가 시간 1분에 나왔다. 연장 추가 시간치고는 꽤 긴 4분이 주어졌지만 1-2로 지고 있고, 선수마저 1명 부족한 잉글랜드에 넉넉한 시간은 아니었다. 한 번이라도 더 공격을 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알리는 불필요한 행동을 했다.

잉글랜드 진영에서 크로아티아의 반칙이 선언됐고, 프리킥으로 경기가 재개됐다. 이때 이반 라키티치가 알리 앞에서 잠시 시간을 끌려는 행동을 하자, 알리는 망설이지 않고 라키티치의 멱살을 잡았다. 라키티치는 '이게 웬 떡인가' 싶어 멱살을 잡는 알리의 옷을 잡아 맞대응했고, 시간이 부족한 잉글랜드지만 알리는 풀었던 멱살을 다시 잡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황한 건 잉글랜드였다.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되려 시간을 끌어 크로아티아에 이득을 주고 있는 알리의 행동에 당황했다. 골키퍼 조던 픽포드는 골대를 비우고 한걸음에 뛰어 나와 상대인 라키티치를 말리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에 시간을 끌어주고 있는 알리를 향해 소리치며 달려와 빨리 경기를 속개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기고 있던 상황도 아니고, 시간이 많은 상황이 아니었다. 1분, 1초가 아쉬운 상황에서 스스로 자멸하는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한 알리다. 그의 행동은 이길 자격이 없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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