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슨 휠러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하늘이 도왔을까. 박종훈 한화 단장이 제이슨 휠러의 마지막 시험대라고 선언한 12일. 상대는 넥센이었다.

넥센은 전반기 5위 팀이다. 최근엔 매서운 공격력이 장점. 서건창 이정후 등 주력 선수들이 빠져 있지만 박병호, 마이클 초이스, 김민성 김하성 등 중심 타자들이 건재하고 김규민 김혜성 등 콘택트 능력을 갖춘 재능 있는 야수들도 포진해 있다. 11일 홈런 6개, 안타 15개를 몰아쳐 한화를 22-8로 크게 꺾었다. 구단 역사상 최다 득점, 최다 홈런 기록이었다. 휠러의 성적은 2승 9패 평균자책점 5.31이었다. 승리 무게 추는 넥센에 쏠렸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휠러는 넥센을 잘 잡았다. 넥센은 올 시즌 10개 구단 가운데 휠러가 이긴 유일한 팀이다. 휠러는 지난달 25일 넥센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지난 5월 9일 두 번째 맞대결에선 5⅓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승을 챙겼다. 지난달 13일 세 번째 맞대결에서도 5⅓이닝 3실점으로 비교적 무난한 투구를 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12일 경기를 앞두고 "시범경기 때 대전에서도 한 번 만났었다. 그런데 그때도 못 쳤다"고 혀를 찼다.

여전히 휠러는 넥센에 강했다.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과 경기에서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안타는 3개, 삼진 2개를 잡았다. 볼넷 3개가 유일한 흠이었다. 전날 키버스 샘슨이 3⅓이닝 9실점(7자책점)으로 무너졌는데 휠러는 5이닝을 버텼다. 신재영과 선발 맞대결에서도 이겼다. 팀은 4-1 승리. 시즌 3번째 승리를 또 넥센전에서 해냈다.

이날 휠러는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5km까지 나왔을 만큼 힘이 있었고 평소와 다르게 커브와 체인지업의 제구 또한 잘 됐다. 체인지업 29개를 비롯해 커브 15개, 슬라이더 8개를 던져 넥센 타선을 맞춰잡았다.

단 벤치에 신뢰를 심었을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결정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투구 수 관리는 되지 않았다. 풀카운트에 몰렸을 땐 모두 볼넷을 허용했다. 그나마 커브와 패스트볼로 이른 카운트에 맞춰 잡아 5회까지 버틸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한화 벤치는 투수 교체를 빨리 했다. 2-1로 앞선 6회 김하성과 박병호 등 오른손 중심 타선의 차례가 되자 휠러를 내리고 김재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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