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프랑스에 새로운 승리의 징표가 떠올랐다. 바로 아딜 라미의 수염이다.
프랑스의 월드컵 첫 우승은 자국에서 열린 1998년 월드컵으로 돌아간다. 당시 화제가 됐던 의식이 있으니, 바로 중앙 수비수 로랑 블랑이 골키퍼 파비앙 바르테즈에게 입 맞추는 장면이다. 두 선수는 연인이 아니다. 오해는 금물. 블랑은 바르테즈의 머리에 키스했다. 행운을 불러오기 위한 일종의 '징크스'였다.
키스 덕분일까. 블랑과 바르테즈는 1998년 월드컵과 함께 유로2000을 제패하면서 프랑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은 프랑스가 제 2의 전성기를 알린 대회다. 프랑스는 블랑-바르테즈와 함께 전성기를 열었던 지네딘 지단이 대표 팀을 이끌던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결승에 오른 이래 12년 만에 다시 월드컵 정상에 도전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행운을 부르는 '부적'이 있었다. 바로 수비수 아딜 라미의 수염이다. 라미는 풍성한 수염을 자랑하는 데 동료들이 승리를 기원하면서 라미의 수염을 만지기 시작했다.
시작은 킬리안 음바페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마르카'의 17일(한국 시간) 따르면 음바페는 아르헨티나와 치른 16강전 전에 '그 전통'을 개시했다. 결과는 4-3 승리. 음바페는 혼자서만 2골을 몰아넣으면서 라미 수염의 저력을 입증했다. 이후 앙투안 그리즈만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이 이 새로운 의식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행운을 가지고 왔다. 다른 경기를 치르기 전에도 했고 결승전에도 할 것이다. 라미의 수염을 만지는 동료가 5,6명 정도 있다."
결과는 결국 성공으로 돌아왔다. 프랑스는 결승에서 크로아티아를 4-2로 꺾고 2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라미는 비록 경기에 출전하진 못했지만 벤치에서 든든히 대기했다.
라미는 우승을 차지한 뒤 "12년 전 나는 정비공이었지만 이제 월드컵 챔피언"이라면서 "오늘은 프랑스 대표 팀과 나의 이야기를 끝낼 때"라면서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라미는 월드컵 우승으로 자신의 대표 팀 커리어를 마무리하게 됐다.
새로운 '황금 세대'와 우승을 노리는 프랑스로선 새로운 행운의 부적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