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대전, 한희재 기자]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8 KBO리그 경기가 2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1회말 무사 1루, 한화 강경학이 파울을 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너클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그리고 패스트볼. 코스는 왼쪽으로 세 개, 오른쪽으로 하나.

17일 수원 KT전에 강경학이 공략한 구종과 타구 코스다. 이날 2번 타자 2루수로 출전한 강경학은 두 번째 타석을 시작으로 다섯 번째 타석까지 연속해서 안타 4개를 몰아쳤다. 투수 유형도 가리지 않았다. 왼손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를 상대로 2개, 또 다른 좌완 홍성용을 상대로 1개를 쳤고 언더핸드스로 고창성을 상대로도 안타 1개를 기록했다. 어떤 공에도, 어떤 코스에도, 어떤 투수에게도 당하지 않았다.

강경학은 "후반기에 안 맞아서 심리적으로 불안했다. 뭔가 하려고 하니까 못하는 것 같았다"며 "'오늘은 편하게 해보자', '내가 뭐 치려고 하나'라며 마음 놓고 편하게 타석에 섰다. 그러자 투수들 볼이 잘 보였고 타석에서 싸움도 잘 됐다"고 웃었다.

2011년 입단한 강경학의 통산 타율은 0.249다. 그만큼 그는 평범한 공격력을 갖춘 내야수였다. 지난달 8일 SK와 경기에 홈런 포함 3안타를 기록했을 때, 이틀 뒤 4타수 4안타를 몰아쳤을 때 그저 반짝 활약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한용덕 한화 감독 역시 놀라워하면서도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그의 안타 행진은 날이 지나도 멈추지 않았다. 강경학은 지난달 선발 출전한 20경기에서 3경기를 빼놓고 모두 안타를 쳤다. 멀티히트는 7차례. 6월 타율이 0.383에 이른다.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이 3갠데 지난달에만 홈런 3개를 쳤다. 18일 현재 타율은 0.350이다. 강경학을 향한 시선은 의심에서 확신으로 바뀌었다.

강경학은 "예전엔 못 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마음이 컸다. 이젠 그 생각을 많이 내려놓았다. '편하게 하자'는 마음으로 타석에 서고 있다. 더그아웃에서도 '못 쳐도 괜찮다' '타이밍 좋다'고 격려해 준다. 그래서 못 치더라도 주눅 들지 않고, 눈치도 안 보게 되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알려진대로 기술적인 변화도 있다. 강경학은 일본 타자 야나기타 유키를 벤치마킹해 지금의 타격폼으로 바꿨다. 손목 기술이 워낙 좋아 바뀐 타격폼을 금방 흡수했다. 또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하체를 불려 타구에 힘이 붙었다. 장종훈 수석코치는 "(강)경학이가 타격만큼은 신인 때부터 소질이 있었다"며 "손목 힘이 좋은 강경학은 밀어치는 타격이 잘 안됐다. 하지만 올해 오키나와 캠프 때부터 밀어치는 타격 훈련을 꾸준히 하면서 나아졌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환상적이었던 전반기를 보낸 강경학은 평가를 묻는 말엔 손사래를 쳤다. "점수를 줄만큼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내가 보여준 건 한 달 밖에 없지 않나. 아직은 30점 정도 주고 싶다"고 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