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글 조영준 기자, 영상 배정호 기자] 우여곡절 끝에 여자 골프 국가 대항전인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의 마지막 태극마크가 결정됐다.

제3회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오는 10월 4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개막한다. 이 대회에 출전할 4명의 선수는 세계 랭킹 순위대로 국가별 상위 4명의 랭커가 선발된다.

애초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는 세계 랭킹 1위 박인비(30, KB금융그룹) 2위 박성현(25, KEB하나은행) 4위 유소연(28, 메디힐) 7위 김인경(30, 한화큐셀)이 출전할 예정이었다.

▲ 제2회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티샷을 치고 있는 전인지 ⓒ Gettyimages

그러나 박인비가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그는 "내 나라를 대표해서 경기를 치른다는 것은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굉장한 기분이고, 2014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과 2016년의 올림픽에 참가했을 때 굉장히 기뻤고 영광이었다"며 "우리나라에는 재능있고 훌륭한 선수들이 많아 이 선수들에게 올해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의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며 후배들에게 국가 대표 자리를 양보했다.

박인비는 2014년 열린 1회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출전했다. 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팀 코리아의 에이스로 나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번 국가를 위해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던 그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줬다.

그러나 박인비를 대신해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뛸 대체 선수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박인비가 반납한 출전권은 규정대로 하면 세계 랭킹 10위 최혜진(19, 롯데)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최혜진은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불참을 선언했다.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이 진행되는 같은 시기, 한국 여자 프로 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 열린다. 최혜진은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올 시즌 KLPGA 투어에 데뷔한 그는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출전이 중요했다.

박인비에게 건네받은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출전권은 최혜진 다음으로 세계 랭킹이 높은 고진영(24, 하이트진로, 세계 랭킹 17위)이 넘겨받았다. 그러나 고진영은 자신의 스폰서 주최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출전하기로 했다.

▲ 제2회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벙커샷을 치고 있는 전인지 ⓒ Gettyimages

UL 인터내셔널 크라운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의 일정이 겹치면서 태극마크 한 자리는 미궁 속에 빠지는 듯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출전을 선택한 이는 세계 랭킹 19위 전인지(24, KB금융그룹)였다.

애초 전인지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출전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고심 끝에 그는 국가 대항전인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을 선택했다. 전인지는 17일 "같은 기간 열리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출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가 대항전인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참가하기로 했다. 주어진 소임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인지는 2016년 제2회 UL 인터내셔널 크라운과 그해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했다. 두 번의 국가 대표 경험을 가진 그에게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낯선 무대가 아니다.

2년 전 2회 대회에서 전인지는 김세영(25, 미래에셋) 양희영(29, PNS창호) 유소연과 팀 코리아의 일원이 됐다. 톱시드를 받고 출전한 한국은 마지막까지 선전했지만 우승 컵은 미국에 돌아갔다.

전인지 개인에게 2회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던 대회였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공동 13위에 올랐다.

그는 뜻하지 않게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2년 전 UL 인터내셔널 대회는 물론 올림픽의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를 잡았다.

▲ 전인지 ⓒ Gettyimages

또한 자신의 골프 인생의 전환점이 될 기회도 얻었다. 전인지는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다. 준우승만 6번 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런 상황에서 전인지는 고국에서 열리는 국가 대항전에 출전하게 됐다. 전인지는 두 번의 큰 국제 대회를 경험했다. 이런 점은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팀의 선전에 엔진을 달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인지는 박인비 못지 않는 인기를 받고 얻고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할 때 대회 흥행도 '파란불'이 켜졌다.

전인지는 "남은 기간 성실하게 준비해서 한국 대표 팀에 기여하고 성공적인 열매를 맺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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