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수요일(2일, 이하 한국 시간)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콜로라도와 경기 전 세인트루이스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는 외야를 가로질러 오승환을 만났다. 오승환, 그리고 그의 통역 유진 구와 반갑게 포옹했다.

"우린 항상 말했어요. 오승환과 유진(오승환 통역)을 싫어한다면, 그건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그사람이 틀린 것이라고요." 웨인라이트가 이야기했다.

2일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가 실은 오승환의 인터뷰 기사는 전 동료 웨인라이트와 재회로 시작한다.

오승환은 2016년과 2017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뛰었다. 2시즌 동안 139경기에 출전했고 불펜과 마무리를 오가며 39세이브를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팀 토론토와 계약한 오승환은 지난달 27일 트레이드로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으면서 다시 내셔널리그로 왔다.

지난달 31일 이젠 콜로라도 선수로 부시스타디움을 찾은 오승환은 "원정 팀 라커룸이 어디죠?"라고 물었다. 지난 3월 연습경기에서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세인트루이스를 상대한 적은 있으나, 원정 팀 선수로 세인트루이스 경기장을 찾은 건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날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고 곧바로 부시스타디움 마운드에 섰다. 세인트루이스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고 오승환은 씩 웃었다. 다음 날에도 던졌다. 2이닝 무실점. 옛 팀을 상대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인사를 해냈다.

오승환은 "처음 왔을 때도 그렇고, 2년을 살면서도 이 도시(세인트루이스)는 참 좋다"며 "정말 많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 시즌이었던 지난해 마무리에서 강등되고 평균자책점이 4.10에 그치는 등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올 시즌 강타자들이 몰려 있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능력을 증명했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메이저리그 29위일 정도로 불안정한 콜로라도가 오승환을 선택한 이유다.

웨인라이트는 "첫해는 타자들이 적응하는 시기고, 두 번째 해는 '적응을 마친' 타자들에게 투수가 적응하는 시가"라며 "그다음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의 재능이 드러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콜로라도 3루수 놀란 아레나도는 "오승환은 대단하다. 투쟁심 있고, 그가 원하는 공을 던지는 투수"라며 "오승환처럼 열심히 하는 선수와 함께 하는 게 즐겁다"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웨인라이트는 오승환의 새로운 친구들에게 한 가지 팁을 줬다.

"오승환은 팀 버스에서 최고의 노래방을 만든다. 강남 스타일을 잘 부른다"며 "콜로라도 선수들도 보고 싶다면 한번 재촉해보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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