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영상 김태홍 기자·글 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지난 4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 올 하반기 주요 경기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MMA 정키의 기자 존 모건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지금 앞에 훌륭한 파이터들과 멋진 경기들이 있지만 모두가 궁금해하는 경기는 뭔지 알 것으로 생각한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코너 맥그리거의 경기 관련 새 소식은 없나?"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실망시켜서 미안하다는 투로 답했다.

"보시다시피 그들은 지금 여기 없다. 갖가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내가 여러 번 언급했듯이 언젠가는 치러야 할 경기다"라고만 반복해 말할 뿐이었다.

하지만 '트릭'이었다. 곧 반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30분 후, 기자회견 끝자락에 화이트 대표는 "안녕히 돌아가라"는 말 대신 "질문이 없다면 대신 보여 드릴 게 하나 더 있다"면서 대형 스크린을 가리켰다. 모두 놀라길 기대하는 눈빛으로.

누르마고메도프와 맥그리거의 라이트급 타이틀전 프로모션 영상이었다.

누르마고메도프가 맥그리거의 동료 아르템 로보프를 위협한 사건, 그리고 맥그리거가 아일랜드에서 곧장 뉴욕으로 날아와 버스를 습격한 사건의 줄거리 영상이 긴박한 배경 음악과 함께 흘러나왔다.

그리고 나온 하나의 문구, "기다림은 끝났다(The Wait Is Over)."

▲ 지난 4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더스틴 포이리에와 파이팅 포즈를 취한 네이트 디아즈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코너 맥그리거의 라이트급 타이틀전이 발표되자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두 파이터가 오는 10월 7일 UFC 229에서 대결한다는 포스터가 영상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맥그리거의 목소리 "놀랐나? 놀랐지? 왕이 돌아왔다"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UFC가 기획하고 화이트 대표가 연기력을 뽐낸 몰래카메라였다. 기자회견을 찾은 관중들은 대반전에 함성을 질렀고, 화이트 대표는 곧장 존 모건에게 사과했다. "미안하다. 거짓말을 해야 했다"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많은 팬들이 기다렸던 경기다. 누르마고메도프는 무패의 그래플러, 맥그리거는 힘과 정확성을 겸비한 스트라이커. 스타 파이터 대 스타 파이터의 승부다.

누르마고메도프는 타이틀 1차 방어전 상대로 전 챔피언을 맞이한다. 맥그리거는 1년 11개월 만에 옥타곤에 올라 챔피언벨트 탈환을 노린다.

하지만 화이트 대표에게도 놀랄 만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는 11월 4일 UFC 230에서 더스틴 포이리에와 싸우기로 하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네이트 디아즈가 누르마고메도프와 맥그리거의 프로모션 영상이 나오자마자 삐친 듯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디아즈는 트위터에 "내가 UFC에 나올 일은 없다"는 말을 남겨 화제가 됐다. 맥그리거와 3차전을 계속 바라 왔던 디아즈가 꽤 심통이 난 듯했다.

화이트 대표는 디아즈의 돌발 행동에 그냥 웃을 수밖에 없었다. 5일 UFC 227 기자회견에서 "디아즈 관련된 일 가운데 제대로 돌아가는 일이 있는가?"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