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수비 좀 해라."
지난 1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이 끝난 뒤였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두산 베어스 주장 오재원이 옆에 있던 최주환에게 한마디를 툭 던지고 지나갔다. 최주환은 배시시 웃었다. 무더운 여름 홀로 2루를 지키고 있는 오재원이 2루수 최주환에게 푸념 아닌 푸념을 한 것. 최주환은 지난달 24일부터 스포츠 탈장 증세가 있어 수비를 하지 않고 있다.
최주환은 "타격을 할 때는 괜찮은데 달리거나 수비할 때는 아직까진 힘들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수비를 같이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주환은 지명타자로 꾸준히 출전하면서 타격으로라도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최주환이 특별한 케이스는 아니다. 두산 주전 선수 가운데 안 아픈 선수를 찾는 게 더 힘들다. 3루수 허경민은 허리 통증, 유격수 김재호는 손목 통증, 2루수 오재원은 고관절 통증, 포수 양의지는 손가락 건초염과 어깨 통증, 좌익수 김재환은 허리 통증으로 한 차례 이상 결장했다. 다들 꾸준히 관리를 받으며 경기를 뛰어야 하는 정도의 부상이다. 악으로 버티고 있는 셈이다.
중견수 박건우는 아예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 지난 3일부터 오른쪽 옆구리 외복사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받았던 태극 마크도 반납했다. 박건우는 16일 재검진을 받고 검진 결과에 따라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복귀를 목표로 재활 훈련을 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두산은 꼿꼿하게 선두를 지키고 있다. 15일 현재 72승 39패로 2위 SK 와이번스와 승차는 10경기다. 누구 한 명이 아파도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더 뛰려는 팀워크가 있어 가능했다. 포수 박세혁, 내야 유틸리티 류지혁, 외야수 조수행 김인태 정진호 등이 큰 힘이 됐다. 류지혁은 유격수에 1루, 2루, 3루까지 자리가 비면 어디든 뛰었고, 박세혁은 팀이 필요하면 외야수로 포지션까지 바꾸면서 힘을 보탰다.
1루수 오재일은 전반기 동안 쉼없이 달려온 주축 타자들이 지칠 때쯤 스퍼트를 올리기 시작했다. 후반기 23경기 타율 0.371 7홈런 17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오재일은 "동료들이 많이 지쳤다. 이제 내가 할 차례"라고 힘줘 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7일부터 시작되는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큰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했다. 아픈 선수들은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고, 투수들은 지친 어깨를 쉬게 할 단비 같은 3주가 될 거로 예상했다. 우선 휴식기 전까지 남은 2경기를 버티고, 휴식기 동안 재정비를 마친 뒤 정규 시즌 우승에 쐐기를 박기 위해 다시 달릴 예정이다.
관련기사
- 문채원, 블랙 시스루로 섹시하게
- 3경기 63안타 53득점, 방망이로 일내는 KIA
- '장효조가 치지 않으면 볼'…타격 천재에게 붙은 빛나는 어록
- 더 소중한 오재일의 100홈런, "홈런공 처음 받아봐요"
- '절친' 이정후-이승우 등번호 17번 함께 달고 AG 뛴다
- 두산 박신지가 밝힌 진실 "주 무기? 커브 아닌 슬라이더"
- '11K' 벌랜더, 투런포 한 방에 200승 실패
- '5G 타율 0.429' 추신수, 타격감 완전히 살아났다
- 제자리 찾아가는 한화?…피타고라스 승률의 법칙
- LAD 우드 5이닝 1실점 복귀, 이제 류현진만 남았다
- 박해민, 리그 역대 5번째 5년 연속 30도루 '-3'
- 노력하는 천재 이정후, 2년 차 징크스 비웃는다
- LAD 푸이그-SF 헌들리, 과격 몸싸움으로 퇴장
- '3일 휴식 후 불펜행' 마에다, 9회 악몽 못 끊었다
- LAD, SF에 1-2로 져 5연패… 끝나지 않은 9회 악몽
- 팀 속절없는 5연패, 류현진 어깨만 무거워졌다
- [주목!이 경기]김광현, 두산 하위타순의 한 방을 조심하라
- [퇴근길 MLB] 뒷심 잃은 5연패, 잰슨이 그리운 다저스
- [SPO 현장] 타격의 타이거즈 기세 잇는다, 15일 LG전 라인업
- [SPO 현장] '부상 복귀' SK 최정, 힐만 감독 "대타 기용 생각"
- [SPO 현장] LG 채은성 선발 라인업 복귀, 4번 타자 맡는다
- [SPO 현장] 두산 낯선 라인업, '3번 포수' 양의지
- 손승락 3연투 대기, 롯데 2경기 총력전 예고
- 김현수, 임창용 상대 시즌 20호 홈런…2시즌 연속 20홈런
- '타구 맞은' 두산 이용찬, "병원 이동해 검진 예정"
- KIA 임창용, 투런포 3방 맞고 1⅔이닝 8실점
- 휴식기 하루 앞둔 '엘삼기롯' 동상이몽
- 강백호 20호 달성, 고졸 신인 최다 홈런 -1
- 김현수 채은성, LG 첫 20홈런+100타점 듀오 '예약'
- '천만다행' 두산 이용찬, 검진 결과 '단순 타박상'
- 6년 만의 첫 승…'중고 신인' LG 배재준의 반전
- '홈런 3방+배재준 첫 승' LG, KIA 잡고 3연패 끝 '5위 사수'
- '해커 3승' 넥센 파죽의 11연승 질주
- [SPO 톡] '첫 승' LG 배재준 "KIA 타자들 강하지만 부담감 없었다"
- [SPO 톡] 연패 끊은 류중일 감독 "배재준 첫 승, 박지규 첫 홈런 축하한다"
- [SPO 톡] 박지규 첫 홈런 소감 "얼떨떨하다…앞으로도 도움 되겠다"
- 이용찬이 내려간 뒤, SK의 초전박살
- '김광현 9승+17안타 폭발' SK, 선두 두산에 12-2 완승
- [SPO 톡] 힐만 SK 감독 "김광현 뛰어난 투구 펼쳤다"
- [SPO 톡] '9승' SK 김광현, "커브 선택 주효했다"
- "해커의 시즌은 이제부터" 나이트 코치의 분석 맞았다
- 이용찬의 태극 마크 징크스, 3번째는 피했다
- 배재준의 "부담감 없었다"에서 진정성을 느낀 이유
- 반슬라이크, AG 휴식기 이후엔 터져야 한다
- 류현진 복귀전 선발 명단 발표, 포수 반스와 호흡
- '복귀전' 류현진, SF 선발 라인업 상대 전적 어땠나
- 좌투 잡는 좌타 최주환…'좌우놀이' 무색하네
- '사구+벤치클리어링' ATL 아쿠나, 쉬어가는 연속 홈런 행진
- 3주 남은 마이너리그, 강정호 앞길 첩첩산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