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로테이션을 든든히 지켰던 김민우는 최근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10이 넘는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김건일 기자] 주력 선수들은 나이가 많고 선수층은 여전히 얇다. 지성준 강경학 등 난세영웅이 또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건 과욕이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이번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언젠간 반드시 부침이 올 것으로 봤다.

한 감독이 경계했던 그 시기가 지난달 찾아왔다. 김태균, 양성우, 송광민 등 주축 야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개막전부터 쉴 새 없이 던진 투수진엔 부하가 걸렸다. 지난달 한화는 9승 13패로 월간 승률 8위로 처졌고 8월 역시 5승 6패로 5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SK와 2위 싸움을 하는 와중에 3위마저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아래에서 치고 올라온 넥센과 승차가 3경기다.

그래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따른 휴식기가 어느 팀보다 반갑다. KBO리그는 16일 경기를 끝으로 다음 달 4일까지 중단된다.

한 감독은 15일 "시즌 전부터 아시안게임이 분명 우리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이 휴식기만 보고 달려왔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재정비를 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한 감독이 밝힌 주요 재정비 사항은 선발진이다. 이날 한 감독은 "외국인 투수 둘은 정말 잘해 주고 있지만 규진이, 민우 등 국내 투수들이 부진하다"며 "휴식기에 국내 선발진을 재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안영명은 통산 417경기 가운데 95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올 시즌에는 불펜으로만 등판했다. ⓒ한희재 기자

투수력에 기댔던 한화는 국내 선발진이 주춤하자 성적이 떨어졌다. 윤규진은 7월 이후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37로 부진하고 김민우는 8월 들어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10.13에 이른다.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지키던 김재영은 성적 부진으로 불펜으로 옮겼고 그를 대신한 김범수 또한 기복이 있다.

이번 시즌 한화의 목표는 주전급 선수 육성이었다. 외국인 투수 둘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 달라는 의미에서 건강한 키버스 샘슨과 제이슨 휠러를 영입했고 미래 선발을 키우기 위해 김민우 김재영이 기복을 보여도 꾸준히 기회를 줬다.

하지만 팀이 예상외 선전으로 가을 야구를 가시권에 두면서 목표를 바꿨다. 휠러를 방출하고 데이비드 헤일을 데려왔다. 국내 투수들에게 맹목적인 기회를 주겠다는 생각도 달라졌다. 지난달 김재영을 불펜으로 보냈다. 15일 선발투수를 김민우에서 김성훈으로 바꾼 것 또한 이길 확률을 높이겠다는 계산이었다.

대체 선발 후보는 의외로 불펜에 있다. 이태양과 송은범 그리고 안영명 등은 모두 선발 경험이 적지 않은 투수다. 특히 이태양은 올 시즌 전성기 시절 구위를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 이태양은 불펜에 남을 전망이다. "이태양 안영명 송은범은 불펜에서 계속 잘해줬다. 불펜은 건드리고 싶지 않다고 누누이 말해 왔다. 안영명은 (선발 전환을) 고려할법 하지만 이태양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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