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린드블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선발 투수는 잘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쉬는 것 또한 중요하다. 어떻게 얼마나 쉬고 던지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선발투수는 최소 4일을 휴식하는 것이 루틴이다. 메이저리그는 보통 4일 휴식 일정을 활용한다.

일본은 6선발을 활용하며 일주일에 한 번씩 등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우리나라는 4일과 5일의 병행하는 스타일이다. 주로 5일 휴식 경기가 많다. 간혹 6일 이상 휴식을 취한 뒤 등판하는 경우도 있다. 투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서이거나 우천으로 일정이 꼬일 때 6일 이상 휴식 후 등판을 하게 된다.

투수가 며칠을 쉬었을 때 좋은 컨디션을 보였는가는 매우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감독이 활용할 수 있는 폭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휴식일 별로 강한 투구 내용을 보인 투수들은 누가 있을까. 감독이 활용할 수 있는 폭이 넓은 투수는 누가 있을까. 애플 베이스볼이 올 시즌 성적을 한 번 짚어 봤다.

한국형 휴식 스타일에 가장 잘 어울리는 투수는 두산 린드블럼이다. 5일 휴식 후 등판에서 최강의 투구력을 보였다.

린드블럼은 5일 휴식 후 등판에서 12경기 7승, 평균 자책점 2.27을 기록했다. 한국형 선발 등판 스타일에 가장 적합한 투수라고 할 수 있다.

그 뒤를 소사(LG)가 이었다. 소사 역시 한국 스타일에 적합한 투수다. 15경기서 7승3패, 평균 자책점 2.99를 기록했다.

헥터(KIA) 듀브론트(롯데) 등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투수들이 상위권에 모두 포진한 것이 중요한 대목이다.

잦은 등판은 아니지만 4일 휴식 후 강한 투구 내용을 보인 투수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LG 윌슨이다. 윌슨은 4일 휴식후 등판에서 4경기 2승1패, 0.39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소사와 함께 효자 외국인 투수로 활약한 근거에 4일 휴식 등판이 포함돼 있었다.

4일 휴식 후 등판에서 강한 투구력을 보여 준다면 감독은 투수 운용에 힘을 얻게 된다. 화-일 등판을 과감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시 선발 없이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윌슨의 4일 휴식 후 호투는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두산의 후랭코프도 4일 휴식 후 등판에서 강한 투구력을 보였다.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지만 짧은 휴식에서도 강세를 보이며 팀에 힘을 실어 줬다.

6일 이상 충분한 휴식을 취했을 때는 켈리와 산체스등 SK 투수들이 강세를 보였다. 켈리는 5경기 중 3승에 평균 자책점 2.45, 산체스는 5경기 1승1패1홀드, 평균 자책점 2.74를 기록했다.

좋은 선발이 많지만 관리해 줘야 할 선수들도 많은 SK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팀 처지에선 무조건 긴 휴식을 보장할 순 없다. 긴 휴식 후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는 건 활용 폭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밖에 브리검(넥센) 문승원(SK) 니퍼트(KT) 등이 긴 휴식에 강세를 보였다.

소사도 9위에 이름을 올려놓았는데 4일 휴식 후 등판에서도 강세를 보였던 투수이기 때문에 긴 휴식이 주어진 경기서도 강했다는 건 의미가 있는 투구였다고 할 수 있다. 감독이 필요에 따라 등판 간격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믿음을 심어 준 투수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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