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일본 도쿄, 이교덕 기자] 김수철(23·원주 팀포스)은 마음을 비웠다. 이미 정해진 운명(?), 그는 20대 초반 일찌감치 찾아온 탈모를 더 이상 감추려고 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달 KBS 2TV '안녕하세요'에 출연해 29년째 모태솔로인 동료 유재남의 사연을 소개하다가 모자를 훌렁 벗으며 "이런 나도 여자친구가 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3년 전부터 찾아왔다. 처음 1~2년 동안은 컴플렉스였다"는 김수철은 "아버지는 괜찮으신데, 할아버지가 그러셨다. 제대로 유전이다. 부모님은 '아이고' 하시며 항상 안타까워하시는데, 난 이제 마음이 편하다"며 웃었다.

"이렇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머리카락이 많다고 해도 인기가 있을 것도 아니고…. 어디 가서 흉한 모습 보이면 안 되니까 모자는 쓰고 다닌다. 이런 날 만나주는 여자친구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김수철은 '물귀신 작전'인지 "가끔 (이)둘희 형이 좋은 정보를 준다. 참 고마운 형"이라고 감사의 메시지도 띄웠다.

남는 시간엔 PC방에서 게임을 즐긴다. 노래 부르고 기타 치는 것을 좋아한다. 군입대 시기를 놓고 고민도 하는, 우리 주변에 하나씩 있을 법한 소탈한 20대 청년이다. 지인들에 따르면, 야한 농담도 곧잘하는 등 개구진 면도 많다고.

하지만 그의 직업은 상대를 쓰러뜨려야 하는 종합격투기 프로파이터다. 스위치가 올라가면 다른 사람이 된다. 그의 닉네임 '코리안 텍스터', '원미니트'처럼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맞은편 파이터를 죽일 듯 몰아친다.

통산 전적 10승 5패 중, 최근 로드FC에서 3연승 중이다. UFC를 경험한 테즈카 모토노부, 타무라 잇세이, 와그너 캄포스를 모두 1라운드에 끝냈다. 경기 후 급한 약속이 있는 것처럼, 탐색전 없이 강한 전진 압박을 걸어 상대를 꼼짝 못하게 했다.

오는 25일 '로드FC 24 일본대회(ROAD FC 024 In JAPAN)'에서 상대하는 나카하라 타이요(32·일본)도 1라운드 안에 끝내려고 한다.

무조건 압박이라는 단순해 보이는 스타일. 하지만 그 속에 그만의 패턴이 숨어있다. "전략을 세부적으로 짠다. 경기가 잡히면, 상대를 깨부수기 위한 몇 가지 패턴을 생각하고 그 패턴을 익히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계속한다. 익숙해지기까지 딱 한 달 정도 걸리는 것 같다. 그러면 그것이 내 기술이 된다"며 "실제에선 패턴이 안 맞아 들어갈 때도 있는데, 워낙 몸에 익어서 상황에 따라 응용이 되더라"고 말한다.

나카하라는 14승 7패의 전적을 지닌 테크니션이다. 김수철은 "나카하라는 아웃파이팅에 능하고 센스 있게 경기하는 스타일이다. 내가 못하는, 그런 경기를 펼친다"고 평가하지만 4연속 1라운드 피니시에 대한 자신감은 확실하다. "누가 모느냐, 몰리느냐의 싸움이다. 내 격투철학은 '상대가 먼저 때리기 전에 내가 먼저 때리자'다. 그걸 이번 경기에서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경험 많은 나카하라는 "김수철은 아시아 밴텀급 중에서 가장 강하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닌 선수"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케이지 안에서 확실히 승부를 정하자. 김수철은 전진하는 돌격형이지만, 나는 상대가 전진하는 것을 이용해 경기를 리드할 수 있는 요령이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여기에 김수철의 답은 "해볼 수 있으면 해봐라"다. "1분만 버텨봐라. 그러면 인정해주겠다"고 경고했다.

D-1, 김수철은 다시 스위치를 올렸다. 그는 이번에도 급한 약속이 있는 것처럼 초반 승부를 내기 위해 돌격할 것이다. "상대를 죽이기 위해 들어갈 것"이라며 살기등등한 눈빛을 쏘고 있다.

'로드FC 24 일본대회'는 오는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콜로세움에서 펼쳐진다. 국내 종합격투기 프로모션의 첫 해외진출 대회다. 김수철을 비롯해 최홍만, 최무배, 윤동식, 이광희, 전어진, 김대성, 김민우, 홍영기, 이예지 등이 우리나라 대표로 나서 일본선수들과 한일전을 펼친다.

25일 오후 7시부터 케이블채널 수퍼액션,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생중계된다.

■ 로드FC 24 대진

[미들급 타이틀전] 후쿠다 리키 vs 전어진
[무제한급] 카를로스 토요타 vs 최홍만
[헤비급] 가와구치 유스케 vs 최무배
[미들급] 미노와맨 vs 김대성
[밴텀급] 나카하라 타이요 vs 김수철
[88KG 계약체중] 타카세 다이쥬 vs 윤동식
[아톰급] 시나시 사토코 vs 이예지
[라이트급] 오하라 주리 vs 이광희

■ 로드FC 영건스23 대진

[페더급] 히로카쥬 콘노 vs 홍영기
[밴텀급] 사토 쇼코 vs 김민우
[페더급] 하라이 토류 vs 김호준
[플라이급] 미나미데 고우 vs 김효룡
[페더급] 아키라 에노모토 vs 백승민
[미들급] 오자키 히로키 vs 나카무라 유타
[페더급] 타카시마 다이키 vs 스기야마 카즈시
[페더급] 코가네 쇼오 vs 사와이 하야토
[밴텀급] 오오바 쇼 vs 카나이 타쿠야
[웰터급] 유키 스즈키 vs 타나베 타케히토

[사진] 김수철 ⓒ 정성욱 랭크5 기자(mr.sungc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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