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아시안게임 야구 대표 팀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상대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대만은 프로 선수와 아마추어 선수가 섞여 있고 일본은 전원이 사회인 야구 선수다. 프로 리그나 메이저리그 출신이라면 선수 정보를 찾아내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을 수 밖에 없다. 정보 수집이 제한적이 된다.

이런 경기일수록 선발 못지않게 미들맨의 활약이 절실하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선발투수가 일찌감치 공략당하면 빠르게 마운드에 올라 길게 이닝을 끌어 줄 수 있는 투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상대 팀으로 넘어간 분위기를 다시 가져오며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투수가 있느냐 없느냐 차이는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일단 대만전 첫 경기와 결승전은 에이스 양현종이 유력한 상황이다. 뚜껑을 열어 봐야 알겠지만 양현종은 일단 긴 이닝 소화가 가능하다고 기대할 수 있다.

미들맨의 존재감이 필요한 것은 일단 일본전을 비롯한 다른 경기들이다. 물론 대만전과 결승전에서도 언제든 필요할 수 있다.

선동열 대표 팀 감독은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7회 이후 3이닝 정도는 막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미들맨이다. 선발이 흔들렸을 때 급하게 투입될 투수를 찾아야 한다. 선발투수들 중에서 불펜 경험이 있는 선수 가운데 낙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번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는 선수는 이용찬이다. 이용찬은 2009년 구원왕에 오른바 있는 마무리 투수 출신 선발투수다.

▲ 이용찬. ⓒ한희재 기자
그렇다면 이용찬은 중간 계투 투수로서 얼마나 효용 가치를 갖고 있는지를 알아볼 차례다. 올 시즌 그의 투구를 분석해 보면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다.

이용찬의 구종별 평균 스피드와 회전수를 조사한 데이터다.

일단 이용찬은 빠른 볼의 스피드가 좋다. 최고 구속 148.3km를 찍었으며 평균 143.1km를 기록했다. 스피드 면에서는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패스트볼의 회전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 2273rpm으로 선두권 기록인 2400rpm에 미치지 못한다.

반드시 회전이 좋아야 좋은 공을 던진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회전수가 적으면 볼 끝의 무브먼트가 작아지면서 상대를 압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용찬의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2할8푼6리로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를 이 문제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용찬에게는 또 다른 무기가 있다. 스플리터가 주 구종이다.

이용찬의 스플리터는 회전수 1278rpm을 기록했다.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워 던지는 스플리터는 회전수가 적당히 낮은 편이 유리하다. 떨어지는 공이 한 방향으로만 떨어지지 않고 좌우의 움직임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용찬의 스플리터 회전수는 꽤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스플리터는 그냥 정직하게 떨어질 때보다 좌우로 움직임을 가지며 떨어지는 것이 더 좋다.

이용찬이 스플리터를 주 무기로 한다는 것은 우리를 상대하는 팀들은 모두 알고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용찬의 스플리터는 좀 더 변화가 많은 스플리터다. 알면서도 당할 수 있는 구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커브나 슬라이더의 회전수가 낮은것은 그리 좋은 결과는 아니다. 무브먼트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슬라이더의 스피드가 빠르다는 점을 잘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찬이 변화무쌍한 스플리터를 앞세워 대표 팀의 효자 투수 노릇을 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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