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 류현진.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류현진은 지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서 4이닝 동안 3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너무 이른 투수 교체 탓에 더 견뎌볼 수 있는 기회마저 봉쇄된 것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투구 내용이 아주 빼어났다고는 할 수 없었다.

거기엔 바깥쪽 위주 볼 배합도 한 몫을 했다. 류현진은 그날 경기서 거의 몸쪽을 쓰지 않았다. 바깥쪽 위주의 투구를 고집했다. 결국 야디어 몰리나에게도 밀어치기로 투런포를 얻어맞기도 했다.

패스트볼 구사율이 떨어지고 구속도 감소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우타자)몸쪽을 쓰지 못하면 그의 최고 무기인 체인지업이 가진 장점을 살리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또 다른 길이 있음을 보여줬다. 27일(이하 한국 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경기서 바깥쪽 위주 볼배합으로 살아남는 법을 보여줬다.

일단은 구속의 증가였다. 류현진은 이날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0마일(145km)를 넘어섰다. 92마일(148km)짜리 공들도 심심 찮게 눈에 띄었다. 세인트루이스전 평균 구속은 88.7마일(143km)였다.

자신감이 실린 패스트볼은 바깥쪽 위주의 볼배합에 힘을 실어줬다.

또 한 가지, 구사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컷 패스트볼과 조합이었다. 류현진은 부상 이전 컷 패스트볼 평균 구사율이 23.9%였지만 복귀 후엔 29.8%로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우타자 바깥쪽에서 바깥쪽으로 꺾여 들어가는 컷 패스트볼이 위력적이었다. 좌투수가 던지는 컷 패스트볼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꺾인다.

반대로 체인지업은 오른쪽에서 왼쪽, 즉 바깥쪽으로 흘러 나간다. 구속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공이 바깥쪽에서 들어오거나 흘러나가는 것이다. 그만큼 타자의 머릿속은 복잡해 질 수 밖에 없다. 언제 어떤 공이 들어올지 알 수 없어 고민하고 있으면 빠른 패스트볼이 꽂히며 선 채 돌아서게 만들었다.

류현진의 바깥쪽 위주 볼 배합은 컷 패스트볼이라는 새로운 짝꿍과 함께 길을 찾은 느낌이다. 샌디에이고전은 그 가능성을 확인한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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