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아시안게임 특별취재단 정철우 기자]'바람의 손자' 이정후(20)가 아시안게임에서도 최고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28일 열린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홍콩과 경기에서 7타수4안타4타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3경기 12타수 7안타, 타율 5할8푼3리를 기록하고 있다.

세 경기 모두 톱타자로 나섰는데도 타점이 7개나 기록될 만큼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이정후가 국제 대회에서 맹타를 휘두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서도 대만전서 결승타를 치는 등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국제 대회에서 제 실력 발휘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생소한 것이 첫 번째이고 수준급 투수들이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대로 실력이 너무 떨어져 타이밍을 못 맞추겠다고 하는 선수들도 있다.

이정후는 다르다.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국제 대회에서 국내 리그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팀을 이끌고 있다.

이정후가 국제 대회에서 강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먼저 그의 타격 메커니즘을 들 수 있다. 이정후는 테이크백이 간결한 대신 공을 친 뒤 끌고 나오는 앞 스윙이 길고 크게 이뤄진다. 공이 맞는 면이 넓다는 것이다. 공을 때릴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보니 이런저런 스타일에 모두 적응이 쉽게 이뤄진다. 빠르게 공을 맞혀 코스대로 공을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두 번째는 이정후의 발사 각도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정후의 발사 각도별 타율을 살펴보면 특별한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정후의 발사각별 타율을 살펴보면 11도에서 20도 사이에서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는걸 알 수 있다. 타율이 무려 7할4푼5리나 된다.

정타로 제대로 맞췄을 때, 제대로 맞았을 때 가장 많은 각도는 20도에서 30도 사이에 형성된다.

하지만 이정후는 굳이 그 존으로 타구를 보내지 않아도 좋은 타율을 유지할 수 있다.

국제 대회에서 홈런을 펑펑 쳐 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들이 국제 대회에서 깊은 슬럼프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은 이유다.

장타는 정확한 타이밍과 이상적인 발사 각도, 타구 스피드가 더해졌을 때 나온다. 하지만 이정후는 굳이 좋은 각도를 맞추지 않아도 좋은 타율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안타 확률 50% 이상, 장타율 15.00이상을 만들 수 있는 한국형 배럴 타구의 기준은 타구 속도 시속 155~160km, 발사각 22.5~35.0도 & 타구 속도 시속 160~165km, 발사각 20.0~37.5도 & 타구 속도 시속 165km 이상, 발사각 17.5~40.0도다.

이정후처럼 11도에서 20도 사이에서 좋은 타율을 만들기 위해선 매우 빠른 타구 스피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정후가 국제 대회에서 잘 통할 수 있는 이유다. 낮은 탄도에서도 빠른 타구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정후는 보통 타자들이 고전하는 10도 이하 각도에서도 4할3푼8리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땅볼로도 안타를 많이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땅볼이 되더라도 야수가 없는 방향으로 타구를 굴려 수비수 사이를 빼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처럼 이정후는 꼭 이상적인 상황이 주어져야 안타를 칠 수 있는 타자가 아니다.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든 대처가 수월해진다. 국제 대회에서도 맹타를 휘두를 수 있는 비결이다. 여러 어려움 속에 처한 야구 국가 대표 팀이지만 이정후라는 톱타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건 매우 중요한 무기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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