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우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 차우찬은 올해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25경기에 나서 9승을 거뒀지만 평균 자책점은 6.50이나 된다.

7월 평균 자책점은 13.75, 8월 평균 자책점은 12.79나 됐다. 차우찬의 부진은 선발에서 비교 우위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LG의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차우찬의 성적은 10승7패, 평균 자책점 3.43이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많은 승수를 쌓지는 못했지만 대신 신뢰를 쌓았다. 올 시즌엔 그 신뢰가 무너졌다.

도대체 그 사이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투구 메커니즘의 변화가 있었을 수도 있고 심리적인 부분도 작용을 했을 것이다. 투구 패턴이나 버릇이 노출됐을 수도 있다.

그중 데이터는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차우찬의 메커니즘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차우찬의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과 릴리스 포인트, 무브먼트 등을 지난해와 비교해봤다.

결과는 의외였다. 차우찬의 전체적인 메커니즘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봤을 때 큰 차이 없는 공을 던졌다.

우선 익스텐션이 일정했다. 차우찬의 패스트볼 익스텐션은 1.88m 리그 평균 보다 3cm 앞에 형성이 돼 있었다. 올 시즌에도 비슷했다. 1.87m를 기록했다. 유의미한 변화라 하기 힘들었다.

슬라이더는 오히려 지난해 보다 앞에서 공을 때려줬고 나머지 구종들도 2cm의 미미한 변화만 있었을 뿐이다.

릴리스 포인트도 반대로 더 높아진 경우가 많았다. 모든 구종이 지난해 보다 높은 곳에서 릴리스 포인트가 형성됐다. 나빠졌다고 하기 보다는 나아졌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공의 구위를 측정할 수 있는 무브먼트에서도 차이점을 찾기 어려웠다. 특히 패스트볼이 그랬다.

차우찬은 지난 해 패스트볼의 상하 무브먼트가 51.74cm였다. 리그 10위권에 해당하는 변화였다. 그만큼 공이 떠올랐다(덜 가라앉았다)고 할 수 있었다.

올 시즌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 상하 기록이 51.7cm였다.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좌추 폭의 변화는 오히려 올 시즌이 1cm 정도 더 많이 움직였다.

슬라이더가 다소 덜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는 했지만 좌우 움직임은 더 좋아졌다. 여기에 스플리터는 조금 더 낙폭이 생겼고 커브는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지난해 보다 나빠졌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차우찬의 투구 메커니즘에 대해선 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음을 뜻한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심리적인 부분이나 투구 패턴, 버릇 등의 노출 등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차우찬이 9월 들어 평균 자책점 3.00으로 빠르게 안정감을 찾고 있는 것도 투구 메커니즘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증명해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우찬은 앞으로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볼 배합의 변화나 버릇 체크 등으로 문제 해결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메커니즘에 큰 변화가 없음을 알게된 만큼 보다 자신감 있는 투구를 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지금의 자신의 공을 믿고 던져도 좋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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