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곽혜미 기자]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2사 2루 한화 호잉이 투런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한화 외국인 타자 호잉이 드디어 100타점을 채웠다.

호잉은 12일 대구 삼성전 1회초 1사 1, 2루에서 삼성 선발투수ㅜ 윤성환을 두들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뽑아 내며 정확하게 100타점을 채웠다.

한화의 주축 타자들이 '모두'라고 해도 좋을 만큼 부상 또는 부진으로 전력에 힘이 되지 못할 때에도 호잉만은 꾸준한 타격을 보여 주며 한화를 이끌어 왔다. 100타점을 그런 호잉의 노력에 대한 작은 보상일 뿐이었다.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예상할 수 없었던 활약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호잉의 극단적인 오픈 스탠스를 지적하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호잉은 이런 평가를 실력으로 뒤집어 버렸다.

호잉은 어떻게 KBO 리그에 최적화된 외국인 타자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이유는 수도 없이 많은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유의 성실성, 리그에 대한 존중, 적응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 자신의 홈런 중 46%를 2아웃 이후에 때려 냈을 정도로 매 순간 어떤 상황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력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빼놓으면 안될 것이 한 가지 있다. 언더핸드/사이드암스로 투수 대처 능력이 그것이다.

호잉은 타구 스피드가 아주 빠른 유형의 타자는 아니다. 팀 내 톱 3의 타구 스피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평균 이상의 스피드를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을 상대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파워를 보여 줄 수 있다는 뜻이다.

KBO 리그의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139.9km다. 호잉은 우투수를 상대로 시속 141.6km로 평균 보다 높은 타구 스피드를 기록했다.

자연스럽게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이 매우 높았다. 우투수 상대 인플레이 타구 타율은 3할9푼8리나 됐다.

그 다음으로 높은 타율을 기록한 것이 바로 언더핸드/사이드암스로 투수 상대 타율이다. 인플레이 타율이 3할8푼2리나 됐다. 타구 스피드도 시속 139.9km로 평균치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타자들이 가장 낯설어 하는 투수 유형이 언더핸드/사이드암스로 투수들이다. 미국 야구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유형의 투수들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타자들의 적응 잣대 중 하나로 언더핸드/사이드암스로 투수들에 대한 대처 능력을 꼽는 이유다.

호잉은 여느 외국인 타자들과는 달랐다. 좌타자라는 이점을 최대한 살리며 언더핸드/사이드암 스로 투수들을 상대했다.

언더핸드/사이드암스로 투수를 상대로 삼진은 7개뿐이었던 반면 볼넷은 7개를 얻어 낸 바 있다. 7개의 볼넷 중 고의 4구가 2개나 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호잉이 언더핸드/사이드암스로 투수들에게 강하다는 것을 이제 상대 팀들도 알게 됐다는 걸  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낯선 유형 투수는 더 이상 호잉을 상대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니라는 점을  호잉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그를 넘기 위해선 그 이상의 실력을 보여 주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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