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야 ⓒ 인천 유나이티드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도곤 기자] 체력왕이 인천으로 돌아와 인기왕, 기부왕이 됐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진야(20)다.

김진야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했다. 9월 A매치에 짧은 휴가를 보낸 후 훈련에 합류했고, 복귀 첫 경기인 15일 KEB 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2018 28라운드 수원전에 선발 출전해 90분을 뛰었다. 인천과 수원은 0-0으로 비겼다.

◆ 일주일 쉰 김진야 "이제 힘들지 않아요!"

김진야는 후반 38분 쿠비와 원투패스를 주고 받은 후 때린 슈팅이 골대를 맞아 아쉽게 득점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골 기회를 놓치긴 했지만 김진야는 변함 없이 복귀 첫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며 지치지 않는 체력을 과시했다.

경기 후 만난 김진야는 "기회가 왔는데 놓쳐서 아쉽다. 팬분들에게 죄송하고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다음에 기회가 온다면 꼭 결정짓겠다"고 다짐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전경기에 출전해 가장 많은 시간을 뛴 김진야는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인해 김학범호의 '체력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결승전 후 "솔직히 안 힘들면 거짓말이다"는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말을 했다. 이에 인천의 욘 안데르센 감독은 김진야에게 1주일 특별 휴가를 줬다. 김진야는 "충분히 쉬었다. 솔직히 이제 힘들지 않다"며 웃어보였다.

김진야는 아시안게임에서 왼쪽 풀백으로 뛰었다. K리그를 즐겨 보는 팬이라면 김진야의 원래 자리는 풀백이 아닌 공격수임을 알고 있다. 또 간간히 풀백으로 뛰긴 했지만 왼쪽이 아닌 오른쪽에서 뛰었다. 즉 아시안게임에서 뛰어본 적이 거의 없는 왼쪽에서 전경기에 출전했다. 김진야는 아시안게임 기간에 '왼발잡이'가 아니라고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이날 김진야는 왼쪽 풀백으로 뛰었다. 아시안게임에서 김진야가 뛴 경기를 본 안데르센 감독의 결정이었다. 김진야는 "감독님이 고민을 많이 하시고 왼족에서 뛰게 하셨다. 선수이기 때문에 감독님의 의견을 따랐다"고 했다.

왼발잡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왼발을 못 쓰는 것은 아니다. 오른발만큼 쓰지 못할 뿐이다. 이날 김진야는 왼발로 패스는 물론이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기도 했다. 오른발잡이가 이 정도로 왼발을 쓰면 무난한 수준을 넘지만 김진야는 만족하지 않았다. "평소 왼발을 많이 쓰려고 노력한다. 양발잡이가 되면 나에게 큰 도움이 된다. 왼발을 많이 쓰면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경기나 연습에서 많이 쓰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 경기가 끝난 후 김진야를 보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 팬들의 사인, 사진 요청에 응하고 있는 김진야 ⓒ 스포티비뉴스
◆ 체력왕 넘어 인기왕으로, 김진야 보기 위해 줄 선 팬들

이날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는 많은 관중이 찾았다. 월드컵에 출전한 문선민,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김진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중이 몰렸다. 27라운드까지 인천의 평균 유료 관중은 3809명, 김진야가 복귀한 이날 경기는 무려 7282명이 찾아 2배 가까이 늘었다.

김진야는 가장 많은 환호를 받았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김진야를 보기 위해 팬들이 구단 버스 앞에 길게 줄을 섰다. '인기를 실감하냐'고 물었을 때 김진야는 "SNS 팔로워도 많이 늘고 무엇보다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주셨다. 이렇게 선물도 많이 받았다"며 팬들에게 받은 선물을 들어 보여주기도 했다. 유소년 팀에서 줄곧 함께 지내고 지난 시즌 프로 데뷔도 함께 한 '친구 김보섭의 반응은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김)보섭이는 워낙 잘생겨서 팬들이 많다. 특히 여자팬 분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 질투는 하지 않는다"며 웃어보였다.

하지만 이내 웃음을 거두고 "많이 찾아주셔서 꼭 승리로 보답해드렸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죄송하고 왜 잘하지 못했나 후회가 든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꼭 이기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 고등학교 때부터 돈을 벌게 되면 기부를 하겠다고 생각한 김진야, 사진은 2016년 대건고 재학 당시 R리그에 출전한 김진야
◆ AG 포상금 전액 기부…"꼭 하고 싶었던 일"

체력왕에서 인기왕이 된 김진야다. 여기에 또 하나의 왕 타이틀이 하나 남았다. 바로 기부왕이다. 김진야는 아시안게임 포상금 전액을 기부했다. 인천에서 진행하고 있는 블루하트레이스에 동참해 해당 캠페인에 포상금을 기부했다. 기부는 김진야가 고등학교 때부터 꾼 꿈이다. 김진야는 "프로에 가면 꼭 기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김진야는 입단 2년째 신인, 스타 플레이어들에 비해 받는 연봉이 많지 않다. 하지만 김진야는 "고등학교 때부터 돈을 벌면 기부를 꼭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프로에 올라온 후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조금씩 기부를 하고 있었다. 이번에 포상금을 받으면서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팀에서 하고 있는 캠페인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짖궂은 질문을 해봤다. "기부 소식을 들은 아시안게임 선수들의 반응이 어떤가"였다. "혹시 연락와서 '어? 그럼 나도 해야되나' 이런 얘기가 있었나"라고 묻자 "아직까지 그런 말은 없었다"며 웃어보였다.

김진야는 믹스트존을 빠져나간 후 수많은 팬들을 만났다. 김진야를 보기 위해 경기가 끝난지 한참 지났지만 기다린 팬들이었다. 김진야는 기다린 팬들을 위해 사인과 사진을 한참 해준 후 경기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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