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선수단. 펠릭스 듀브론트(가운데)는 퇴출됐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2년 사이 극과 극의 후반기를 보내고 있다.

롯데는 16일 사직 넥센전에서 제이크 브리검에게 0-2 완봉패를 떠안으며 무려 8연패에 빠졌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후 1승10패의 극심한 부진에 허덕이고 있고 후반기 성적도 35경기 15승20패로 승률 8위(.429)에 그치고 있다. 어느새 9위 NC가 1.5경기 차로 추격 중이다.

지난해 롯데의 후반기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1년 전 같은 기간(7월 17일~9월 16일) 롯데는 51경기 33승17패1무를 기록해 10개 팀 중 승률 1위(.660)를 질주하고 있었다. 올해 아시안게임 휴식기 때문에 경기 수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휴식기 훈련까지 리그의 연장선인 것을 감안해 기간을 기준으로 롯데의 2년을 비교해봤다.

지난해 후반기가 시작한 7월 18일부터 9월 16일까지 롯데는 팀 평균자책점 1위(3.94), 팀 타율 7위(.282), 팀 실책 최소 1위(22개), 팀 도루 1위(42개)로 대부분의 기록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올해 후반기는 팀 평균자책점 8위(5.71), 팀 타율 6위(.283), 실책 최소 1위(16개), 팀 도루 공동 8위(19개)를 기록하고 있다.

결국 달라진 건 마운드였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롯데 선발 평균자책점은 4.17로 리그 2위였다. 퀄리티 스타트는 29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레일리가 후반기 7승무패를 기록하며 완벽투를 선보였고 박세웅-송승준-김원중도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잘 채웠다.

올해는 선발진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레일리는 9경기 5승3패 평균자책점 5.50으로 지난해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부진하던 펠릭스 듀브론트는 최근 퇴출됐다. 박세웅도 지난해 말부터 팔꿈치 이상으로 로테이션을 채우지 못했다. 팀의 기둥인 선발 로테이션이 흔들리자 경기 전체가 꼬이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 셈이다.

타선은 기본적인 수치 상으로는 크게 달라진 게 없지만 득점권 응집력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지난해 후반기 시작 후 51경기에서 팀 득점권 타율은 2할8푼으로 팀 전체 타율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올해 후반기엔 득점권 타율 2할6푼5리로 리그 최하위에 처져 있다. 주루에서도 민병헌을 영입하며 올해 공격적인 플레이를 기대했는데 팀 도루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롯데는 지난해 전반기를 7위로 마쳤지만 후반기 폭주하며 정규 시즌을 3위로 끝냈다. 올해는 전반기 성적이 5위 넥센을 5경기 차로 뒤쫓는 8위였던 것에 비해 지금은 같은 8위라 하더라도 5위 LG와 7경기 차로 벌어졌고 7위 삼성에도 4경기 차로 뒤져 있다. 지금 분위기로는 뒤집기 힘든 승차다. 

지난해 후반기 롯데는 수치로 보여주는 기록을 넘어 팀 분위기 전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손아섭, 민병헌 두 명의 FA를 잡느라 거액을 투자하고도 오히려 팀 더그아웃 분위기 자체가 축 처져 있는 느낌이다. "져도 질 것 같지 않다"던 지난해 후반기의 '필승 DNA'는 올해가 끝나기 전 다시 재현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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