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팀업캠퍼스에서 열린 '호주 프로야구리그 코리아팀 창단 질롱 코리아 트라이아웃'에서 박충식 단장(왼쪽부터), 구대성 감독, 김동주 코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호주프로리그(ABL) 선수들은 야구 외 생업이 따로 있다. 다시 말해 세미프로 리그다. 경기력은 한국 프로야구 2군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받았다. 구대성을 비롯해 임경완 이혜천 고창성 등 KBO리그에서 은퇴하거나 방출된 선수들이 호주에선 핵심 전력이었다.

그래서 선수단 전원을 한국인으로 꾸려 ABL에 참가하는 질롱코리아를 향한 기대는 크다. 프로에서 방출됐거나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선수들이 창단 멤버이지만 호주 선수들과 달리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실력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17일 트라이아웃에서 박충식 질롱코리아 단장은 "5할 승률이 목표"라고 말했다. "감독님과 첫 시즌에 5할 승률과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내가 선수 생활을 할 땐 (호주 선수들의) 실력이 떨어졌다. 구 감독님 선수 생활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최근 굉장히 선수 수급이 잘 됐다. 일본 리그에서 선수를 충원하면서 수준이 높아졌다. 요코하마에서 5명, 세이부에서 5명을 파견한다"고 설명했다.

ABL는 메이저리그 산하 기관이다. 메이저리그가 야구 시장 확대를 위해 운영비 75%를 지원해 리그를 만들었다. 캔버라, 시드니, 퍼스, 애들레이드, 브리즈번, 멜버른까지 6개 구단이 참가했다. 시즌 진행은 한국 일본 미국과 달리 11월에서 1월까지. 윈터리그라고도 불린다.

최근 들어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호주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실력 있는 유망주들이 겨울에 대거 호주로 모였다. 게다가 호주 내에서도 야구 인기가 커지면서 야구를 전문적으로 하는 호주 선수들이 꽤 늘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시즌 중엔 미국과 일본의 스카우터가 상당수 모일 만큼 관심이 크다. 뉴욕 양키스 유격수 디디 그레고리우스가 2010-11 시즌 캔버라 유격수였다.

2010년부터 5시즌 동안 선수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진 지도자로 호주 프로리그를 경험했던 구 감독은 변화를 체감한다. 구 감독은 "한국 2군보다 실력이 낫다. 처음에 들어갔을 땐 변화구를 못 쳤는데 이젠 받쳐놓고 칠 만큼 많이 늘었다. 패스트볼은 시속 160km짜리도 친다. 투수는 최고 빠른 선수가 99마일, 98마일이 나온다. 한국 2군 선수가 오더라도 3할을 칠 선수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투수 출신인 구 감독과 박 단장은 이날 트라이아웃에서 투수 쪽을 특히 유심히 살폈다. 박 단장은 "구 감독이 제안한 게 있다. 스피드보다는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느냐, 제구력에 초점을 맞췄다. 스피드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LG 1차 지명 장진용, 두산 1차 지명 최현진, 넥센에서 뛰었던 길민세 등 프로 출신 선수들과 함께 여러 실력자들이 지원했다. 심사요원들을 깜짝 놀라게 한 선수들도 있었다는 후문. 박 단장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단 실력이 있는 선수가 보인다. 걱정에서 기대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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