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사직마' 나경민이 빼어난 주루 플레이로 팀의 연패 탈출에 일등 공신이 됐다.

롯데는 18일 잠실 LG전에서 4-1로 승리하며 8연패에서 탈출했다. 9위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도 한 걸음 벗어날 수 있었다.

나경민은 이날 경기의 스타팅 멤버가 아니었다. 하지만 빠른 발을 이용해 꼭 필요할 때 꼭 필요한 1점을 더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나경민이 등장한 건 1-1 동점이던 8회초였다. 선두 타자 안중열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대주자로 경기에 나섰다.

나경민은 전준우의 안타와 대타 조홍석의 번트로 3루까지 진루했다. 그리고 타석엔 손아섭.

큼지막한 외야 플라이를 기대할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손아섭은 2루수 정면 타구를 치고 말았다. 게다가 LG 내야진은 결승점을 내주지 않기 위해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다. 보통의 주자였다면 홈에서 아웃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장면이었다.

하지만 나경민은 홈에서 세이프 됐다. 몸을 날려 슬라이딩을 하며 포수 유강남의 태그보다 빠르게 홈 플레이트를 훑고 지나갔다. 예민한 상황이었기에 엇비슷하기만 했어도 비디오 판독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LG 벤치는 침묵했다. 너무도 명백한 세이프였기 때문이다.

나경민의 주루 플레이의 힘이었다. 그가 얼마나 빨랐는지는 숫자가 증명을 해 준다.

손아섭이 2루로 공을 보내기 전 5m 정도 리드하고 있던 나경민은 이후 홈까지 빠르게 내달렸다. 리드 후 홈까지 파고드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2.48초였다.

보통 1루에서 2루로 도루를 성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1초 대다. 좌타자가 타석에서 타구를 날리고 1루까지 달려가는 데는 빠른 선수들이 3.50초 정도가 걸린다.

하지만 나경민은 그 시간을 훌쩍 앞당겼다. 2.48초 만에 홈에 파고든 것은 그야말로 '미친 주루'였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민병헌의 가세로 자신의 포지션을 잃게 된 나경민. 하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그의 빠른 발은 놀라운 속도로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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