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대전, 곽혜미 기자]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24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다. 한화 최재훈이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이번 시즌 달리는 팀은 한화다. 20일 현재 도루가 107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지난해 64개에서 약 2배가량 늘었다. 도루 순위가 매년 하위권이었던 '거북이'였던 만큼 커다란 반전이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전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뛰는 야구를 주문했다. 이용규를 비롯한 발 빠른 선수들은 출루하면 적극적으로 달린다. 발 빠른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의 가세도 한몫했다. 이용규가 도루 27개로 박해민(30개, 삼성)과 도루왕 경쟁을 펼치고 있고 호잉이 20개, 하주석이 11개, 그리고 이성열이 8개를 성공했다.

그런데 이성열의 뒤를 잇는 선수는 다름 아닌 포수 최재훈이다. 무려 8개 도루를 성공했다. 한화 팀 내 5위다. 리그에서 도루가 줄어드는 추세인 만큼 최재훈보다 적은 선수가 대부분이다. 민병헌, 전준우, 박건우, 이형종, 류지혁, 안치홍 등 속도 있고 주루 센스를 갖춘 선수들이 최재훈 뒤에 있다.

흥미로운 점은 도루 성공률이다. 최재훈은 8번 시도했는데 모두 성공했다. 도루 8개 그룹 5명 가운데 최재훈처럼 한 번도 잡히지 않은 선수는 조수행(두산) 뿐이다. 조수행은 두산 팀 내에서 주루 센스와 스피드가 상위권으로 평가받는 주자다.

여느 포수들처럼 최재훈은 도루를 하지 않고 잡는 포수였다. 지난해 한화로 트레이드 됐을 때 김성근 전 한화 감독이 "공수주를 기대한다"고 했을 때 "주를 빼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2008년 데뷔 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도루가 하나도 없었다.

최재훈은 위협적인 주자가 아니었다. 그래서 방심한 배터리의 허를 찌를 수 있었다. 최재훈이 도루는 단순한 도루가 아니다. 포수에게 도루를 허용하면 배터리는 허탈감에 급격히 흔들린다. 타자와 온전히 승부하기 어렵다.

강인권 한화 배터리 코치는 "최재훈이 의욕이 넘쳐서 말릴 수 없다"며 "양의지를 이겨 보겠다고 계속 달린다. 본인 말로는 두 자릿수까지 하겠다고 한다"고 웃었다.

최재훈은 두산 시절 양의지의 백업 포수였다. 지난해 한화로 이적하면서 주전 포수로 도약했다. 최재훈을 지켜보는 주변인들은 "최재훈이 알게 모르게 양의지를 의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양의지는 도루 6개. 타율, 홈런 등 주요 타격 지표에선 양의지가 전부 앞서나 도루에선 최재훈이 우위다.

뛰는 포수는 30년 넘는 KBO 역사에서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 두 자릿수 도루를 성공한 포수는 단 5명이다. 2001년 박경완의 21개가 역대 최다 기록이며 1990년 김동수가 15개, 그리고 홍성흔(2004, 2000), 최기문(2000), 김상국(1990)이 10개를 성공시켰다.

최재훈처럼 8개가 넘는 선수도 손에 꼽힌다. 1982년 손상득과 1992년 양용모, 2001년 최기문이 8개를 성공했고, 1991년김동기, 2001년 홍성흔이 9개로 최재훈 앞에 있다. 최재훈이 도루 하나하나를 쌓을수록 포수 도루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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