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2루를 지키고 있는 김혜성(왼쪽)과 송성문. ⓒ넥센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젊은 2루수들의 '선의의 경쟁'에 웃고 있다.

넥센은 20일 고척 삼성전에서 0-0으로 맞선 1회말 무사 2루에서 나온 2루수 송성문의 1타점 2루타로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키고 3-2로 이겼다. 넥센은 이날 승리로 최근 5연승을 달렸고 3위 한화를 2.5경기 차로 계속 추격했다. 5위 LG와는 5경기 차로 벌어졌다. 순위 싸움이 치열할 때 나온 반가운 연승이다.

20일 경기에서는 송성문이 빛났지만 16일 롯데전부터 19일 두산전까지는 2루수 경쟁자 김혜성의 활약이 계속 이어졌다. 김혜성은 16일 넥센이 2-0으로 이긴 경기에서 5회 1사 2,3루에서 2타점 결승 적시타를 쳤다. 18일 두산전에서는 9회 대주자로 들어간 뒤 서건창의 짧은 안타 때 홈으로 쇄도해 결승점을 만들었고 19일에도 2-3으로 뒤진 7회 대주자로 들어간 뒤 2루를 훔치는 빠른 발을 과시했다.

3월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서건창이 정강이 부상을 당한 뒤 김민성, 김지수 등이 지키던 2루는 4월 4일부터 김혜성에게 넘어갔다. 김혜성은 리그 도루 2위(29개)에서 알 수 있는 주력과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금세 2루를 꿰찼다. 고졸 신인이던 지난해 1군 18경기 출장에 그쳤던 김혜성은 올해 20일 기준 벌써 108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그런데 아시안게임 휴식기 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김혜성은 휴식기가 끝난 뒤 이달 14경기에서 타율 1할5푼8리에 그치고 있다. 주로 하위 타순이라고는 하지만 타격 능력이 떨어지자 장정석 넥센 감독은 "공격형 라인업에는 2루수로 송성문을 기용하고 수비를 강화해야 할 때 김혜성을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성문은 이달 8경기에서 타율 2할9푼4리로 비교적 나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송성문은 1996년생, 김혜성은 1999년생인 어린 선수들이지만 이들의 경쟁은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활짝 열려 있는 넥센이기에 그 기회를 잡기 위한 선수들의 눈빛이 반짝인다. 특히 김혜성은 입단 동기인 이정후와 함께 주전으로 출장할 때마다 서로를 북돋아주고 격려하며 '2년차 브로맨스'를 보여주고 있다.

송성문이 선발 2루수로 출장하는 날은 김혜성이 대주자나 대수비로 투입될 수 있고, 반대로 김혜성이 선발 출장하는 때는 좌타 대타 요원으로 송성문이 대기하고 있어 팀도 다양한 득점 루트를 구상할 수 있다.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경기장 안팎에서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성장 중인 두 선수가, 서건창의 수비 공백이라는 팀의 악재도 함께 채워나가고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