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일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롯데 투수 레일리가 삼성전 부진을 끊는 의미 있는 1승을 추가했다.

레일리는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을 9개나 잡아내며 5피안타 2사사구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삼성전 부진을 끊은 의미 있는 호투였다.

레일리는 올 시즌 삼성전 두 경기에서 5이닝 6실점(한 경기는 5자책점), 한 경기에서 6이닝 6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평균 자책점이 10점 가까이 될 정도로 부진한 투구가 이어졌다.

지난해와 큰 차이가 나는 성적이었다. 지난해 레일리는 삼성전 3경기에서 2승1패, 평균 자책점 2.70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가장 큰 차이는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에 있었다. 주 무기인 빠른 공과 체인지업이 난타당하며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레일리는 지난 시즌 초반 슬럼프에 빠졌지만 체인지업을 평균 이하의 스피드로 떨어트리며 반전의 계기를 만든 바 있다. 그 중심엔 빠른 공이 일단 맘 먹은 대로 제구가 된다는 점에 있었다.

지난해 삼성전과 가장 큰 차이도 역시 체인지업과 패스트볼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 해 레일리는 삼성전에서 체인지업 피안타율 제로를 기록했다. 체인지업을 던졌을 때는 안타를 맞지 않았다.

올 시즌은 달랐다.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7할5푼이나 됐다. 장타율은 17할5푼이나 됐다. 삼성 타자들은 다시 빨라진 레일리의 체인지업을 대놓고 받아 쳤다.

패스트볼 역시 마음먹은 대로 제구되지 않았다. 체인지업이 통하지 않았던 것도 결국 빠른 공에서 승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삼성전 패스트볼 헛스윙 비율은 33%였다. 하지만 올 시즌엔 15%로 떨어져 있었다. 절반 이상 스윙률이 떨어졌다는 걸 뜻한다. 레일리의 패스트볼이 삼성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레일리는 빠른 공이 주 무기다. 빠른 공 구사 비율이 54%나 된다. 나머지 구종으로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나눠서 던진다. 일단 패스트볼이 제대로 승부가 돼야 다른 구종도 통할 수 있다.

이날은 달랐다. 레일리의 패스트볼은 슬라이더처럼 흘러나가며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를 잇달아 빗나갔다.

이날 레일리가 잡아낸 9개의 삼진 중 7개가 패스트볼을 던져 잡아낸 것이었다. 패스트볼(투심 포함)의 헛스윙률이 48.6%나 됐다. 빠른 공에 삼성 타자들이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며 완전치 않았던 체인지업을 보완해 줬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빠른 공 승부에서 삼성 타자들을 제압한 것이 이날의 승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레일리는 광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스리쿼터형 릴리스 포인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까다로운 패스트볼이 통할 때 다른 변화구도 통할 수 있다. 삼성전이 이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됐다. 앞으로도 레일리의 빠른 공이 일단 어떻게 통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빠른 공이 통하면 레일리는 보다 높을 곳으로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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