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30일 넥센 정규 시즌 마지막 홈경기 후 인사하는 선수단 ⓒ넥센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2년 만에 가을 야구 주인공으로 복귀했다.

넥센은 지난달 30일 고척 NC전에서 8-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74승67패를 기록한 넥센은 포스트시즌 진출 매직넘버를 모두 지우며 가을 야구를 확정했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모두 져도 최저 5위를 확보한다. 지난해 7위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씻어 낸 희소식이다.

넥센은 2013년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 낸 뒤 2016년까지 4년 연속 단골 진출 팀이었다. 2014년에는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투수력에서 약점을 보이며 7위로 떨어져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행진을 마감해야 했다. 지난해 취임한 장정석 감독도 첫해 쓴맛을 봤다.

올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박병호가 복귀하면서 팀을 바라보는 기대치가 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가시밭길이었다. 외국인 타자인 마이클 초이스는 기대와 달리 부진했고 구단 창단 후 최고액을 받고 입단한 에스밀 로저스는 부상으로 낙마했다. 여기에 마무리 투수 조상우, 포수 박동원이 불미스러운 일로 5월에 이탈했다.

여기다 2월 실질적 구단주인 이장석 전 대표가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구단 존재가 기로에 놓였다. 선수들은 당시 기자에게 "우리 팀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물었다. 구단 직원들과 선수들 모두 말 그대로 '고용 불안'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4위를 확정 지은 넥센의 저력은 '불가사의'라고 봐도 부족하지 않다.

장 감독 역시 "올해 모든 선수들이 예상보다 정말 잘해 주고 있다"며 팀의 MVP로 한 명을 꼽지 못했다. 이정후, 박병호, 서건창, 김하성 등 주전 선수들이 모두 부상으로 장기간 팀을 비운 가운데서도 김규민, 김혜성, 송성문 등 젊은 선수들이 튀어나오면서 빈자리를 채웠다. 불펜에서는 오주원, 이보근, 김상수 등 베테랑 투수들이 연투를 자원하며 조상우 자리를 채우고 어린 선수들을 이끌었다.

개인 별로 박병호는 41홈런-109타점으로 역대 최초 5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리그 첫 3시즌 연속 40홈런을 넘기기도 했다. 박병호가 든든히 무게를 잡으면서 타선에는 까다로운 힘이 생겼다. 이정후는 잇단 부상에도 신인왕 징크스 없이 타격왕 싸움을 하고 있다. 최원태(13승), 김혜성(30도루) 등 어린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넥센의 홈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은 올 시즌 기록적인 관중 저하로 텅 비어 있다. 시즌 홈 평균 관중은 6,314명에 불과하고 지난달에는 12경기 평균 3,728명에 머물렀다. 선수들은 그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다시 관중들이 고척돔을 채워 주길 바라고 있다. 이제 정규 시즌 홈경기는 모두 끝나고 포스트시즌만이 남아 있다. 올가을 다시 대권에 도전하는 넥센 선수들은 꽉 찬 관중석을 바라보며 가을 야구에 나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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