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지연이 프로 데뷔 1년 만에 필리핀 URCC 여성 플라이급 챔피언에 올랐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케이지 김연아' 서지연(18, 더짐랩)이 데뷔 1년 만에 해외 종합격투기 단체 챔피언에 올랐다.

서지연은 지난달 29일(이하 한국 시간) 필리핀 마닐라 오카다 더 코브에서 열린 URCC 글로벌 35에서 겔리 불라옹을 1라운드 만에 트라이앵글 초크로 꺾었다. 이 경기 승리로 URCC 여성 플라이급 챔피언에 올랐다.

초반부터 두 선수는 세게 부딪혔다. 힘에서 우위를 보인 불라옹은 서지연을 구석에 몰아넣고 그래플링 싸움을 걸었다. 서지연의 상위 포지션까지 뺏으며 주도권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서지연 반격이 만만찮았다. 하위 포지션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서지연은 불라옹 동작이 다소 커진 틈을 타 기습적으로 빠져나왔다. 이후 빠르게 트라이앵글 초크를 걸었다.

그립을 완벽하게 쥐었다. 불라옹 숨통을 틀어막았다.

불라옹은 갖은 방법으로 빠져나오려 애썼다. 그러나 끝내 초크를 풀지 못하고 탭을 쳤다.

서지연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진짜 힘 차이 때문에 너무 당황했다. 경기 초반부터 (전략이) 많이 꼬였다. 박시윤과 붙었을 때보다 발전하지 못한 것 같아서 최근 스트레스가 심했다.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었다. 슬럼프를 극복하고자 체급 차이가 있었지만 블라옹과 대결에 나섰다. 향상된 기량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역시 플라이급 선수가 크긴 크다. 힘도 세고 내 몸이 튕겨져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여기서 죽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고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고 밝혔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서지연은 네트볼(농구와 비슷한, 주로 여자가 하는 스포츠) 선수 출신으로 애초 유도를 배우고 싶어 했다. 그러나 친구 권유로 주짓수와 종합격투기를 먼저 시작했다.

금세 두각을 나타냈다. 타격을 배운 지 2주 만에 출전한 아마 경기에서 펀치로 상대를 눕혔다. 이후 7전 전승 무패 행진을 달렸다.

지난해 1월 프로 데뷔했다. 불라옹과 경기는 8번째 출전. 경기에 나서는 페이스가 매우 빠르다. 커리어 초반에는 승패를 반복했지만 현재 4연승을 기록 중이다. 박시윤, 장현지, 불라옹 등을 연이어 제압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지연은 "불라옹이 주짓수 퍼플벨트 보유자라서 그런지 초반 압박이 정말 좋았다. (하위 포지션에서도) 상대를 밀고 일어나는 연습을 많이 한 게 주효했다. 감독님이 (밑에) 깔려도 항상 침착하라고 하셔서 일단 상대 목을 당겨놓고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불라옹이 일어나서 파운딩을 치려고 할 때 초크 그립을 완성시켰고 이게 완벽히 들어맞았다. 2주 전 서브미션이 타이트하지 않다고 엄청 혼났다. 꾸준히 연습한 게 효과를 많이 본 것 같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TFC 태양이 되겠다는 첫 번째 목표는 이뤘다. 두 번째 목표는 TFC 여성 스트로급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이 부문 챔피언 장웨일리가 UFC에 진출했다. 현재 스트로급 타이틀이 공석이다. 서지연은 자기 차례가 왔다고 부드럽지만 단호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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