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커 뷸러, 다저스의 차세대 에이스.
▲ 워커 뷸러를 환영하는 다저스 선수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A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와 와일드카드게임의 갈림길에서 선택한 카드는 워커 뷸러였다. 2일 콜로라도와 타이브레이커에 선발로 등판한 뷸러는 에이스라는 표현이 이상하지 않을 만큼 잘 던졌다. 6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 다저스는 5-2 승리로 6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제패했다. 

클레이튼 커쇼가 버티고 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뷸러가 사실상 첫 번째 선발투수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을 뿐이다. 

뷸러는 8, 9월 10경기에서 8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75, 피OPS는 0.500에 불과하다. 커쇼는 8월 이후 11경기에서 10차례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지만 평균자책점은 3.00, 피OPS는 0.617로 뷸러보다 좋지 않았다. 류현진은 9경기 1.88, 0.663을 기록했다.

미국 디어슬레틱의 에노 사리스 기자는 뷸러의 투구에서 세 가지 특이점을 발견했다. 스핀, 터널링, 라이드. 뷸러는 스탯캐스트 시대가 열리며 각광 받고 있는 이 세 가지 요소를 고루 갖춘 투수라고 평가했다. 

▲ 워커 뷸러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그는 올해 6가지 구종을 던졌다. 포심 패스트볼이 40.4%로 가장 많고, 투심이 19%, 슬라이더가 16.6%, 커브가 13.8%다. 시즌 중 던지기 시작한 커터가 6.6%를 차지하고 체인지업은 3.6%로 가장 적었다. 

뷸러는 시즌 막판 커터를 더 빠르게, 슬라이더를 더 느리게 던지는 요령을 터득했다. 9월 19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커터는 93마일(약 149km), 슬라이더는 86마일(약 138km)의 평균 구속을 기록했다. 던질 때는 비슷하지만 궤적과 구속이 다른 두 가지 구종이 생기면서 헛스윙 유도가 늘었다. 

반대쪽 움직임도 신경 쓴다. 뷸러는 "올해 투심 패스트볼을 많이 던지고 있다. 그게 슬라이더를 던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트라이크존 모든 코너를 공격하는 게 내 목표"라고 밝혔다. 기술적으로는 슬라이더의 세로 움직임을 줄이는 팔 스윙이 주효했다. 여기까지가 '회전'이다. 

커터-슬라이더의 관계를 반대로 적용하면 투심-체인지업이 된다. 그리고 가장 느린 공 커브로 현혹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던지는 순간부터 타자가 판단할 때까지는 가능한 비슷한 궤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터널링의 기본이다. 

포심은 그 자체로 무기다. '라이드'라 불리는 상승 무브먼트가 가져오는 효과다. 타자가 느끼기에는 1~2인치가 떠오르는 느낌이라고 한다. 그래서 뷸러의 포심에 헛스윙하는 장면을 보면 방망이가 공 아래에 있다. 

그런데 뷸러의 포심은 회전 수에 비하면 상승 무브먼트가 크지는 않다. 뷸러는 "94마일이 넘어가면 상승 무브먼트가 그만큼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94마일 이상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만 떼어 보면 뷸러의 상승 무브먼트는 11위로 최상위권이다. 

뷸러는 "이게 다 정보의 힘"이라고 말했다. 사리스 기자는 "다저스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구종을 업그레이드했다"고 평가했다. 이제 뷸러는 포스트시즌에서 '강심장'만 입증하면 된다. 타이브레이커에서 가능성은 충분히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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