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도곡동, 김민경 기자, 영상 송승민 기자] 선동열 한국 야구 대표 팀 감독이 약 4개월 만에 입을 열었다.
선 감독은 4일 도곡동 KBO 야구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6월 11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을 때부터 시작된 선수 발탁 논란을 직접 해명하기 위해서다.
한 시민단체로부터 청탁금지범(김영란법 위반)으로 신고당하고, 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23일 열릴 대한체육회 국정 감사 증인으로 채택되자 더는 침묵으로 일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게임의 결과는 금메달이었다. 그러나 환영받지 못했다. 멀티 포지션을 뛸 수 없는 백업 내야수 오지환을 선발했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병역 특례가 우선된 선택이었다는 게 야구팬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아마추어 대회에 전원 프로 선수가 나간 것 역시 문제가 됐다. 논란이 일 때마다 선 감독은 "금메달로 증명해야 한다"는 말로 일관했을뿐 그이상의 설명은 한 적이 없다.
선 감독은 질의 응답에 앞서 "그동안 지나치게 신중한 자세가 오히려 많은 의문을 만든 것 같다. 지금이라도 국민과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질문에 답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 먼저 분명하게 말하고 싶다. 선발 과정에 그 어떤 청탁도 불법 행위도 없었다. 나와 야구 대표 팀을 향한 근거 없는 억측과 명예훼손은 더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 선수 선발 과정은 공정했다. 코칭 스태프와 치열한 토론을 거쳤다. 여러 지표를 살핀 뒤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감독인 내가 최종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경기력과 전력에서 부족한 게 많았다. 깊이 성찰하고 더 노력하겠다. 무엇보다 국민과 야구를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병역 특례를 향한 시대적 비판에 둔감했다.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있을 국가 대표 선발 방식과 병역 특례 제도 변경은 정부와 야구미래협회의 결정에 충실히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당부도 했다. 선 감독은 "감독인 내 권한과 책임으로 금메달을 함께한 특정 선수를 향한 비난은 자제하길 부탁 드린다. 최종 책임은 어떤 경우에도 나 선동열의 몫이다. 나와 국가 대표 야구 팀, 그리고 KBO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 2020년 도쿄 올림픽 때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선동열 감독과 일문일답.
-오지환 선발 과정 논란이 있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코치진이 처음에 1루수 박병호, 2루수 안치홍, 유격수 김하성, 3루수 최정을 뽑자고 했다. 백업 고민이 많았다. 백업이 성적도 따라줘야 한다. 오지환이 유격수에서 2번째로 좋았다. 내야 백업에서 1루는 외야가 같이 되는 김현수를 생각했고, 3루는 허경민을 생각했다. 그런데 허경민이 허리가 좋지 못했다. 아울러 날씨가 더워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고 트레이닝 파트에 들었다. 그래서 오지환이 백업 자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오지환 선발 과정에서 청년들(입대를 앞둔)의 반발은 고려하지 않았는지. 회의 시간은 어느 정도 걸렸는지.
회의는 3시간 정도 했다. 성적만 내기 위해서 오지환을 뽑았다. 실수한 건 국민 여론도 생각하고, 청년들도 생각했어야 했다. 거기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오지환을 뽑지 않으려 했다는 보도는 오보인가.
그런 사실은 없다.
-회의록은 존재하는가. 비공개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는데.
회의록은 KBO가 갖고 있다. (박근찬 KBO 운영팀장: 회의록은 있다. 회의록은 대한체육회에서 국가 대표 선수 선발 시 근거 자료로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내용은 특별히 다른 내용은 없다. 선수 각 개인 선발 사유와 기록이 담겨 있다. 오지환은 유격수 부문 성적이 김하성에 이어 2위였다. 유격수는 유틸리티형이 아닌 전문 유격수를 백업으로 활용했던 때 좋은 성과를 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녹취록은 없다.)
-3시간 정도 회의를 했다고 밝혔는데, 회의하면서 코치진과 소통이 원활했는지. 선발 논란은 꾸준히 있었는데 유독 지금 비난이 집중되는 것과 관련한 생각은.
코치들과는 지난해 12월부터 함께했다. 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 가장 신경 쓴 건 투수 쪽이었다. 투수를 뽑을 때 시간이 많이 걸렸다. 비난과 관련해서는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거 같다. 성적만 고려한 결정을 죄송하게 생각한다.
-선수 선발은 지도자의 권한이 맞는데, 필요 이상의 논란에 아쉬움은 없는지.
모든 게 내 잘못이다. 조금 더 빨리 이런 자리를 만들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비난 여론이 대표 팀 선발 시작부터 있었다. 대회까지 지속됐고 금메달을 따고 기뻐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갔다. 그리고 한 달이 흘렀다. 왜 한 달이나 걸렸는지.
경기가 끝나자마자 나 역시 많은 스트레스가 있어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는 국민 앞에서 해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조금 더 빨리 나왔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 중요한 대회들이 남았다. 앞으로 계획은.
최고의 선수들로 꾸리는 건 그대로다. 앞으로 KBO, KBSA와 상의를 할 생각이다. 모든 건 상의를 하고 결정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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