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드 블랙 감독이 투수 존 그레이를 다독이고 있다.
▲ 버드 블랙 감독.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다저스타디움 원정 팀 클럽하우스에는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선두로 맞이한 시리즈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한 콜로라도는 다저스에 2.5경기 차 2위로 밀려났다. 

3번째 경기 2-5 패배 직후만 해도 남은 10경기에서 반전을 기대한 선수들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버드 블랙 감독의 '뻔한 연설'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콜로라도는 10경기 9승 1패로 9경기에서 6승 3패를 거둔 다저스와 타이브레이커를 치렀다. 타이브레이커에서는 졌지만 와일드카드게임에서 컵스와 13회 접전 끝에 2-1로 이겨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했다.  

4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디어슬레틱은 지난달 20일 다저스에 싹쓸이 패배를 당한 뒤 블랙 감독이 명연설로 선수들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었다고 한다. 어떤 말이었는지보다 블랙 감독이 흔한 말로 선수들의 마음을 흔들 줄 아는 지도자라는 점이 중요했다. 

맷 할리데이는 "감독이 그날 밤 아주 훌륭한 연설을 했다"고 돌아봤다. 침착한 목소리, 명확한 표현으로 선수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다시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불타게 했다.

블랙 감독은 "그저 거기서 우리의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고 느꼈을 뿐이다"라며 "그날(20일)은 우리의 마지막 경기가 아니었다. 팀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선수들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은 해냈다.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지만 마음 속으로는 의지를 품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도 그 사실을 깨닫길 바랐다"고 밝혔다.

▲ 버드 블랙 감독과 트레버 스토리.
메시지는 정말 간단했다. 블랙 감독은 "저녁 먹고 마음 편히 쉬자. 휴일 잘 보내고, 이틀 뒤에 다시 시작하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고개를 숙였던 선수들은 마음을 다잡았다. 할리데이는 "선수들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 나는 감독의 리더십에 큰 감명을 받았다. 다시 긍정적인 생각을 품게 됐다"며 블랙 감독에게 고마워했다.

2주 전의 연설은 아직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콜로라도는 3일 컵스와 와일드카드게임에서 타선 침묵으로 고전하면서도 연장 13회 2-1로 이겼다. 놀란 아레나도는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거라 믿었다"고 말했다. 콜로라도는 9년 만에 디비전시리즈에 올랐다.

블랙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다들 좋은 팀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좋은 팀들을 상대한다. 나는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5일 1차전을 내준 콜로라도는 6일 오전 5시 밀워키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