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류현진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기대에 200% 부응했다.
▲ LA 다저스 류현진(오른쪽)이 홈런을 친 엔리케 에르난데스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많은 다저스 동료들이 류현진을 '냉혈한' '빅게임 피처'라고 이야기한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포스트시즌 1선발로 류현진을 낙점한 순간부터 꾸준히 힘을 실어줬다. 미국 취재진은 5일(한국 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이 열리기 직전까지 '왜 클레이튼 커쇼에서 류현진으로 교체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럴 때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큰 경기에 강한 선수라는 믿음을 보였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에 앞서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1선발 중책을 맡고도 잘 던지는지 보고 싶다. 지난해 건강하게 돌아오긴 했지만,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들진 못했다. 그에게 상처가 됐다는 걸 잘 안다. 류현진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붓고 증명하며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내가 본 이래 가장 좋은 투구를 하고 있고, 포스트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하길 기대한다"고 힘줘 말했다.

커쇼는 상황을 인정했다. 자존심이 상했다거나 충격을 받았다는 감정적인 표현은 전혀 하지 않았다. 커쇼는 "류현진은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팀을 위해 좋은 투구를 펼쳤다. 오늘(5일) 밤 류현진의 투구를 볼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내일이면 내 차례가 올 것"이라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류현진은 감독의 믿음에 200% 부응했다. 올해 가장 많은 104구를 던지면서 시종일관 애틀랜타 타선을 압도했다. 7이닝 4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2013년 10월 15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 7이닝 무실점 승리 이후 1,816일 만에 포스트시즌 2승째를 챙겼다. 4회 1사에는 우익수 앞 안타로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첫 안타까지 신고했다. 다저스는 6-0으로 완승하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미국 언론은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 의구심을 품었다. 류현진은 물음표를 깨끗하게 지우는 투구 내용으로 왜 로버츠 감독의 신뢰를 받았는지 증명했다. 시종일관 냉철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류현진은 4회 1사에서 프레디 프리맨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아웃 카운트를 착각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려고 하다 멋쩍게 웃었다. '냉혈한' 류현진이 보여준 이날 유일한 인간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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