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클레이튼 커쇼는 8회까지 투구 수가 87개에 불과했다. 투구 내용도 워낙 좋았다. 1회, 5회를 제외하고 단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9회 예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6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애틀랜타와 2차전에서 다저스는 2004년 호세 리마 이후 14년 만에 포스트시즌 완봉승 투수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휩싸였다.

그런데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나오더니 커쇼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다저스타디움을 꽉 메운 다저스 팬들은 한바탕 야유를 쏟은 뒤에야 커쇼에게 기립박수를 쳤다.

커쇼를 대신한 투수는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이다. 잰슨은 3-0으로 앞선 9회 아웃카운트 세 개를 잡고 경기를 끝냈다.

잰슨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이 3.01으로 지난해 1.32에서 크게 늘었다. 피홈런은 무려 13개에 이른다. 지난 2일 최종전에서 홈런 2방을 얻어맞고 불안한 경기력을 못 끊었다. 다저스는 불펜의 기둥과 같은 잰슨이 흔들리면서 정규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을 힘겹게 했다.

다저스는 이날 경기를 마치고 애틀랜타로 옮긴다. 로버츠 감독은 커쇼의 완봉승 대신 포스트시즌 전체를 보고 잰슨을 살리기 위한 선택을 했다. 또 디비전시리즈가 5차전으로 갔을 경우를 대비한 효과도 있다.

8회 공격 때 로버츠 감독은 커쇼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나눴다. 이때 커쇼를 교체하기로 마음먹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보인다.

커쇼는 5년 만에 포스트시즌 1차전 선발을 류현진에게 내줬다. 이날은 완봉승도 포기했다. 역사적인 기록 그리고 가을 잔치 완봉승이라는 낭만 대신 팀을 위한 명예로운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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