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이 4번째 10승 도전 만에 결실을 맺었다. 그는 지난달 16일 NC전에서 9승을 달성한 뒤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했다. 목표였던 6년 연속 10승이 불투명했다. 두산의 142번째 경기이자 자신의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에서 6⅔이닝 8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를 낚았다.
지난달 25일 정규 시즌 1위를 확정하고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우승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김태형 감독이지만 유희관의 10승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이었다. 야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면서도 유희관이 선발로 나서는 날에는 라인업에 무게를 실었다.
12일 경기를 앞두고도 그랬다. 몇몇 야수들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김태형 감독은 결정을 미뤘다. 그는 "유희관에게 한 얘기가 있어서…오늘(12일)은 조금 기다려달라"며 웃었다. 그는 지난달 대전에서 유희관에게 "등판하는 날 베스트 라인업 내보내준다"고 했다.
1회 2사 후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했지만 타자들이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2회 김재호, 4회 양의지의 홈런 등으로 리드를 잡자 유희관이 힘을 냈다. 7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두산이 13-2로 이기면서 유희관이 10승(10패)을 달성했다.
6년 연속 10승 투수는 KBO 리그 9번째다.
유희관에 앞서 김시진(삼성, 1983년~1988년) 선동열(해태, 1986년~1991년), 정민태(현대, 1996년~2003년), 다니엘 리오스(KIA-두산, 2002년~2007년), 류현진(전 한화, 2006년~2011년)이 기록했다.
유희관은 오직 두산 소속으로만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해 프랜차이즈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종전 기록은 김상진 현 삼성 코치가 1991년부터 1995년까지 달성한 5년 연속이다.
한편 이 부문 최고 기록은 이강철 현 두산 코치가 해태 시절 남긴 1988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다. 공동 2위로 정민철 해설위원과 두산 장원준이 8년 연속 10승을 이뤘다. 장원준은 롯데와 두산 두 팀에서 이룬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