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영상 한희재 기자, 김민경 기자] 관중석에서 선수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필드박스 인터뷰. 올해 마지막 주인공은 두산 베어스 외야수, 돌아온 '잠실 아이돌' 정수빈(28)이다.
정수빈은 지난달 7일 경찰야구단에서 제대한 뒤 두산 주전 중견수 타이틀을 되찾았다. 26경기에서 타율 0.367(98타수 36안타) OPS 0.898 2홈런 23타점으로 활약하며 두산 베스트 라인업의 마지막 퍼즐을 채웠다.
관중석에 앉아 그라운드를 바라본 정수빈은 "엄청 어릴 때, 초등학교 때 관중석에서 야구를 본 기억이 있다. 여기 앉아서 야구장을 보니까 팬들께서 어떤 마음으로 경기를 보는지 알 수 있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2년 동안 정수빈은 관중들과 같은 마음으로 두산을 바라봤다. 한 발 물러나서 지켜본 두산은 어떤 팀이었을까. 정수빈은 "밖에서 보니까 두산이 어느 팀보다 강다하고 느꼈다. 내가 저 팀에 있는 선수구나 새롭게 느꼈다"고 털어놨다. 제대한 뒤 주전으로 복귀하려면 더 잘해야한다는 부담을 느꼈는데, 다행히 부담감은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2년 만에 돌아오니 많은 게 변해 있었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변화는 응원가다. 저작권 문제로 정수빈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았던 응원가를 더는 쓸 수 없게 됐다.
정수빈은 "모든 팬분들께서 좋아해주시는 응원가라 좋아했고, 마음에도 들었다. 저작권 문제로 쓸 수 없어 아쉽지만, 지금 응원단장님께서 만들어 주신 것도 좋다. 한 달 정도 들었는데, 팬들께서 새 응원가도 큰 목소리로 따라해 주셔서 좋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잠실 아이돌' 후임들이 등장했다. 정수빈이 자리를 비운 사이 박건우, 함덕주, 박치국 등으로 계보가 이어지고 있다. 정수빈은 어린 후배들이 이 별명을 이어 가길 바랐다.
정수빈은 "팬분들께서 아이돌이라고 해주신 건데, 개인적으로 내가 아이돌이라고 생각 안 했다. 지금은 (함)덕주, (박)치국이가 어리고 잘생기고 야구도 잘하니까. 아이돌이라고 불려야 할 거 같다. 나는 이제 나이도 있고 아이돌은 부담스럽다"고 말하며 웃었다.
프로 10년째인 정수빈은 "앞으로 길어야 10년"이라며 다시 신발끈을 고쳐 맸다. 그는 "지금까지는 준비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10년은 더 잘해서 후회 없이 야구를 그만두고 싶다"고 밝혔다.
은퇴한 뒤 잠실야구장을 찾으면 어떤 느낌이 들지 물었다. 정수빈은 "감회가 새로울 거 같다. 필드에서 경기하다 관중석에서 야구를 보면 신기할 거 같다"며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 관중석에서 생맥주도 먹고 맛있는 거 먹으며 야구를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선호하는 안주를 묻자 정수빈은 "삼겹살을 팔더라. 맛있는 게 많아 보여서 이것저것 다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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