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컵까지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플랜B 없이 갈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천안, 조형애 기자]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실험'은 미완에 그쳤다.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플랜A 다듬기에 심혈을 기울였던 벤투 감독은 비교적 약체로 꼽혔던 파나마전에 플랜B를 가동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한국은 16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 대표팀 친선 경기에서 파나마와 2-2로 비겼다. 전반 박주호, 황인범 득점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세트피스로 만회골을 내주고, 후반 실수가 겹쳐 동점을 허용하면서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코스타리카, 칠레, 우루과이를 상대로 2승 1무를 거둔 벤투호에 파나마전은 사실상 플랜B 실험대였다. 9월 A매치를 시작으로 지난 3경기 동안 선발 명단에 똑같은 선수 8명을 내세웠던 벤투 감독은 파나마전에 첫 선발 선수만 5명을 내세웠다.

"모든 포지션에 변화를 주겠다"는 예고 그대로 였다. 공격진에서는 석현준이 원톱 가능성을 점치기 위해 선발 명을 받았고, 미드필드에서는 교체 1순위로 자리매김했던 황인범이 첫 선발로 나섰다. 포백에서는 기존 대비 2명이 바뀌었다. 레프트백에 박주호가, 센터백 한자리에 김민재가 투입됐다. 골키퍼는 '월드컵 스타' 조현우가 선발 낙점을 받았다.

▲ 파마나전 결과는 2-2 무승부였다. ⓒ한희재 기자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첫 선발 기회를 잡은 박주호와 황인범이 보란듯 A매치 데뷔 골을 터트리며 벤투호에 2-0 리드를 안겼다. 하지만 플랜B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일격을 당하며 수비에 헛점을 드러냈고, 후반 초반 실책성 플레이로 결국 균형을 내줬다. 빌드업 과정부터 불안이 빌미가 돼 내준 실점. 조현우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공격도 의욕이 앞설 뿐 풀리지 않았다. 힘과 높이에서 강점을 보이며 황의조와는 또 다른 컬러를 보여던 석현준 역시 해결사가 되지 못했다. 2선과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홀로 분전할뿐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어 내는 데 실패했다.

이제 시간은 많지 않다. 공공연하게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밝힌 벤투 감독도 시간이 촉박하다고 인정했다. 다시 선발 50% 가까이 바꾸며 플랜B를 실험하기는 힘들다는 것. 11월 소집에서 실험은 "필요하다면"이라고 단서를 붙였다.

벤투 감독은 선택 기로에 놓였다. 확실한 베스트 멤버로 플랜A를 만들거나 재차 플랜B 실험을 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전자의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누차 '토대'를 강조해온데다, 파나마전 역시 실제로는 플레이 스타일, 포메이션을 크게 바꾸지 않고 일부 선수만 변화를 준 것이기 때문. 또한 후반 동점을 내준 이후 교체가 다시 기존 주전 멤버들로 이뤄졌다는 것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플랜B,C가 없다는 것은 무턱대고 비난할 일은 아니다. 애써 차안을 구축하기 보다 확실한 플랜A를 만들고, 그것에 강점을 보이는 지도자들도 적지 않다. 중요한 건 플랜A가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