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브론 제임스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LA 레이커스는 NBA 역사상 최고의 프랜차이즈 중 하나로 뽑힌다. 보스턴 셀틱스(17회)에 이어 NBA 역대 우승 2위(16회)를 기록할 정도로 수많은 업적을 쌓았다. 그러나 그 위엄을 보여준 지 오래됐다. 코비 브라이언트 시대 이후 레이커스는 줄곧 서부 콘퍼런스 하위권에 처졌다.

그러나 이번 시즌 르브론 제임스가 합류하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현역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르브론의 합류로 침체된 레이커스가 플레이오프, 더 나아가 NBA 챔피언십까지 이끌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르브론은 이번 시즌을 "우승을 위한 과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력으로 시스템을 구축한 뒤 이후 NBA 챔피언십을 노리겠다는 생각이다. 르브론의 레이커스는 어떤 농구를 보여줄까.

◆ 달리는 농구
LA 레이커스의 루크 월튼 감독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어시스턴트 코치 출신이다. 골든스테이트에서 스티브 커 감독에게 배운 것을 레이커스에 그대로 가져왔다. 바로 빠른 템포와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다. 특히 달리는 농구는 레이커스의 색깔 중 하나다. 월튼 감독이 팀을 맡은 지난 두 시즌 레이커스의 경기 페이스가 리그 5위(99.27)와 3위(100.97)일 정도로 빨랐다.

이에 반해 르브론은 커리어 내내 느린 농구를 펼쳤다. 속공 과정에서 순식간에 폭발력을 보여주는 농구는 많았다. 그러나 경기 전반적인 페이스는 느렸다. 데뷔 이후 가장 페이스가 빠른 농구를 경험한 게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98.79, 리그 9위)였다. 

르브론은 오는 12월 만34살이 된다. 16년 차다. 베테랑인 그가 빠른 템포의 새로운 농구에 적응해야 한다. 그러나 르브론은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문제 되지 않는다. 나는 어떤 스타일에서든 뛸 수 있다.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다. 점프도 뛸 수 있고, 느린 템포에서도 괜찮다. 어떤 경기든 상관없다. 어떤 경기든 적응할 수 있다"라며 "커리어 내내 수많은 경험을 했기에 나는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젊은 선수들을 봐라. 우리가 그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좋은 전략이다"라며 "우리는 템포를 끌어올려 좋은 슛을 던지길 원한다"라고 밝혔다.

월튼 감독은 속공 상황에서 르브론이 마무리하거나 패스로 동료의 기회를 열어주는 모든 옵션을 맡아주길 바란다. 물론 르브론은 두 가지 옵션 모두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다. '세컨드 스펙트럼'에 의하면 지난 시즌 르브론이 뛸 때 클리블랜드는 한 번의 트랜지션당 평균 1.39점을 넣었다. 이는 리그 1위에 해당하는 수치.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 한 번의 트랜지션당 1.24점(리그 24위)에 그쳤다. 르브론의 가세는 레이커스 빠른 농구에 더욱 큰 힘이 될 것이다. 

▲ LA 레이커스는 이번 시즌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까.
◆ 스몰라인업과 수비
레이커스가 원하는 속공 농구를 펼치려면 선행 조건이 있다. 바로 수비다. 수비 성공 이후 리바운드를 따내 빠른 첫 패스를 건네야 한다. 그러나 레이커스 수비는 아직 그 수준이 아니다. 

레이커스는 스몰라인업을 펼친다. 센터가 자베일 맥기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비차 주바츠는 아직 존재감이 떨어지고, 신인 모리츠 바그너는 부상에서 재활 중이다.

맥기의 골 밑 파트너는 르브론이다. 이후 벤치 자원이 들어오는 시간에는 골 밑 높이가 더욱 낮아진다. 쿠즈마와 르브론, 비즐리 등이 센터를 맡는다. 주전 라인업도 골 밑이 허약한데, 벤치 멤버는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작은 신장을 극복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서로의 빈틈을 채워주는 로테이션 수비가 필요하다. 도움 수비 이후 자신의 수비수로 돌아가는 리커버리도 중요하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아직 조직적인 수비가 되지 않고 있다. 프리시즌 때 2대2 수비와 외곽 수비에서 큰 문제를 드러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레이커스는 프리시즌 3점슛 허용률 리그 25위(35.4%)로 평균 이하의 외곽 수비를 펼쳤다.

월튼 감독은 이를 알고 있다. 실제로 그는 "수비 조직력 강화가 이번 시즌 최고의 목표다"라고 밝힐 정도다. 레이커스는 트레이닝 캠프와 프리시즌 때 수비 호흡을 맞추는 데 주력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시즌 새로 가세한 선수들이 많은 만큼 시즌 끝까지 수비 조직력을 다듬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 르브론이 플레이오프를 이끌 수 있을까?
르브론은 시즌을 앞두고 ‘레이커스가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가?’라는 현지 기자 질문에 “모든 것(everything)”이라고 대답했다. 그만큼 레이커스가 헤쳐나가야 할 길이 험난하다.

전력이 좋아도 거친 서부 경쟁에서 살아나야 한다. 일단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휴스턴 로케츠, 유타 재즈, 오클라호마시티 선더가 플레이오프 8위 안에 들 확률은 상당히 높다. 덴버 너게츠와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도 후보다. 이후 두 자리를 두고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샌안토니오 스퍼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LA 클리퍼스와 다퉈야 한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레이커스가 플레이오프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주요 매체인 CBS 스포츠(3위), 스포팅 뉴스(3위), 야후 스포츠(3위), 파이브서티에이트(6위), ESPN(6위)은 레이커스의 성적을 높게 평가했다. 르브론이 지난 시즌 보여준 퍼포먼스가 이번 시즌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르브론은 생애 첫 도전에 나섰다. 우승을 위해 팀을 옮겼던 과거와 달리 팀을 개편하는 도중에 합류했다. 서부 콘퍼런스도 처음이다. 과연 르브론은 이번 시즌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까. 르브론과 레이커스가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