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파주, 조형애 기자] 동남아시아 최대 국제축구대회를 준비하는 '쌀딩크' 박항서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이 높아진 기대에 부담을 토로했다. 하지만 "스트레스와도 싸울 것"이라면서 조별리그 1위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18일 한국 축구대표팀 전용 훈련 시설인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날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입국한 박 감독은 일명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스즈키컵에 대비한다.

내달 8일부터 12월 15일까지 동남아 일원에서 열리는 스즈키컵은 동남아시아 최대 국제축구대회다. 앞서 올해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을 일궈내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박항서호는 이번 대회에서 10년 만에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대가 높아진 상황. 박 감독은 "기대 수준이 상당히 높다. 관심도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면서 "스트레스 받는다"고 웃었다. 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목표는 일단 조별리그 1위라고 강조했다.

전지훈련 장소로 택한 한국에서 박항서호는 훈련과 연습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K리그1 인천유나이티드, FC서울과 K리그2 서울이랜드가 될 예정다.

▲ 왼쪽부터 이영진 코치, 박항서 감독, 배명호 코치 ⓒ연합뉴스

[일문일답]

- 소감은.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한국에 전지훈련을 오게 되었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전지훈련을 잘 준비해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NFC에서 하룻밤 묵은 소감은.

2002년에는 완공이 되지 않아 못들어 왔다. 주로 교육받으러 왔을 때 사용했다. 시설이나, 먹는 것은 정말로…. 부럽다.

- 식단은 어떤가.

전체적으로 어떤 걸 했으면 한다는 이야기는 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베트남 의료진과 배명호 피지컬 코치가 챙기는 것이라, 이야기를 할 것이다.

배명호 코치: 어딜 가든 음식 문제가 대두된다. 감독님께서 우선 가지고 있는 목표가 있다. 선수들이 어떤 게 필요한지에 따라 변화를 주려고 한다. 그에 따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주문을 하는 편이다.

- 베트남어는 향상됐나.

통역이 기존에 있었는데, 일신상 이유로 그만두고 새로 오셨다. 바뀌다 보니 약간 혼란스러운 것도 있다. 일반 의사소통은 좋은데, 축구에는 기대치에 못미쳐서 열심히 축구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다. 저에게 베트남 언어가 굉장히 어렵다. 저는 의사소통은 잘 안되는 편이다. 모르는 게 좋은 점도 있다. 기사를 못 읽고, 듣지를 못하니까. 선수들을 부를 때는, 소속팀을 부르고 이름을 부른다. 베트남어는 이영진 코치가 언어적 능력이 더 좋다.

- 전지 훈련지로 왜 한국을 택했나.

한국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베트남 내에서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영진 코치가 한국이 좋지 않겠는가 하고 이야기했다. 좋은 장소가 될 것 같아 선택하게 되었다. 한국행을 결정하고 나서는, 베트남축구협회에 이야기를 했다. 협회가 대한축구협회와 협조를 해서 결정을 해주었다. 직접 내가 대한축구협회와 이야기를 나눈 건 아니다. 한국은 어떻게 보면, 경기 상대도 좋을 수 있고 여러 좋은 점이 있다. 직접 언어적 소통도 할 수 있다.

이영진 코치 : 감독님께 이야기(추천)한 건, 베트남 축구가 한국에 대한 징크스가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중동 국가에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거부감이 없다. 그런데 동아시아 쪽, 한국-일본 두 팀에게 컴플렉스가 있는 것 같다. 우리보다 더 나은 상대에게 시달려 보는 것도, 대회를 앞두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연령별 두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제는 A대표팀이다. 새로운 팀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보다 나은 팀과 경기를 통해 '원팀'을 얻기 위해서 한국 전지훈련이 날씨는 조금 추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말씀 드렸다. 사실 이렇게 추울 것이라고 예상은 못했다.

- 한국 프로팀과 경기를 하는 소감은.

연습경기 스케줄은 이랜드 빼고는 모두 이영진 코치가 접촉해서 잡았다. 원래는 수원삼성과 하기로 했는데 ACL 진출이 더욱 중요해서 무산됐다. 시즌 막바지이기 때문에, 풀 전력이 나올 수 없다는 것 안다. 우린 1.5군 나와도 좋다고 말했다. 상대가 아주 강하지 않아도 실험할 수 있다. 한국팀과 상대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FC서울은 이을용 감독 대행이 있을 때 접촉을 했다. 이후에 최용수 감독 부임 소식을 듣고 축하를 했더니, '지금 스트레스 팍팍'이라고 문자가 왔더라. 처음에 몸담았던 팀이다. 감회가 남다르다.

▲ 스즈키컵을 대비하는 박항서호 ⓒ연합뉴스

- 스즈키컵 목표와 경쟁 후보는.

스즈키컵 목표를 우승이라 말한 적은 없다. 결승에 갔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베트남 언론도 그렇고 전문가들도 태국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나머지 베트남 인도네시마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이다. 2008년도 우승이 최근이다. 조1위로 올라가야만, 유리하다. 조1위로 올라가서 결승에 가면, 2차전을 홈에서 할 수 있다. 그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조 1위가 목표다.

아시안컵은 아직 생각지 못하고 있다. 이란 이라크가 같은 조에 있다. 너무 강한 팀들이 있다. 조 3위로 올라갈 수도 있는데…. 예선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과 대결은 생각할 여력이 없다. 한국 경기는 봤는데, 감독이 바뀌고 나서 전체적으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는 됐다는 느낌은 받았다. 더 두고봐야 안다. 대부분 외국 감독들이 오면 좋은 시절이 있지 않나. 얼마나 노력해서 위상을 높길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높일 것이라 생각한다. 감독님은 선수시절부터 경험이 많은 분이시니, 좋은 팀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 선수 선발 기준은.

23세와 성인 대표팀을 모두 맡고 있다. 23세는 90% 이상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 성인 대표팀 선수들은, 아시안컵 예선 말고는 생활을 같이 해보지 못했다. 훈련 3-4일 하고 경기를 했기 때문에, 선수의 장단점-사회성-전술수행능력을 아직 잘 모른다. 기량은 위치별로 3배수 이상씩 다 꼽았다.

- 기대가 큰 상황인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스트레스 당연히 받는다. 이영진 코치가 하는 말이 '편하게 하세요'다. 농담삼아 저는 '그게, 되냐'라고 한다. 스트레스 너무 받다보면 악수를 두는 편이 많더라. 이젠 스태프 이야기를 듣고, 여유를 가지고 결정하려고 한다. 스트레스가 오면 싸우려고도 한다. 운명이라 생각하고, 도전해보겠다.

- 동남아 약진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수준에 대한 평가는.

현 유소년 시스템으로 가면 베트남 축구 미래는 밝지 않다고 협회에 늘 말한다. 몇몇 언론은, 시스템이 잘 되어있다고 보도하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 몇개 구단밖에 없다. 베트남에는 학원축구도 없다. 아카데미가 있긴 한데, 잘 갖춰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 정도 하는 것도 잘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한다. 편차가 심해서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사실 동남아 축구는 이영진 코치가 더 잘 안다.

이영진 코치 : 말레이시아전을 보고 사실 늦게 입국했다. 말레이시아도 기술이 좋더라. 하지만 조직적이지 않은 느낌이 있었다. 다른 나라 발전 속에 조금은 미치지 못하지만, 지금 떨어지는 수준을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지는 않는다. 하지만 먹는 것, 신체적 조건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것을 개선하지 않으면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동남아 축구 성장 속도가 빠른 건 사실이다. 팬들이 엄청나다. 광적인 열기가 있다. 때로는 무서울 정도다.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협회 사람들이 잘 방향을 잡으면 동남아팀도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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