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워는 안해도 될 듯한 웨이드 마일리.
▲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과 웨이드 마일리.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어느날, 한 시즌을 결정할 중요한 경기의 선발투수가 한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갔다. 전통이 사라졌다며 비통해할 것인가, 아니면 새 시대의 도래를 반길 것인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이 열린 18일(한국 시간) 다저스타디움. 켄 로젠탈 기자는 밀워키 선발 웨이드 마일리가 첫 타자 코디 벨린저만 상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트위터에 "그는 6차전에 선발 등판한다"는 글을 남겼다.

그리고 "다저스는 마일리에 맞서 전원 오른손 타자를 내세웠던 2차전과 달리 5차전에서 왼손 타자 2명을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마일리의 조기 교체를 예상한 것 같다"고 적었다. 

5-2로 경기를 마친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흥분하기보다 "1회 교체를 알았던 건 아니지만 모든 상황을 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로젠탈 기자는 "포스트시즌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하지만 2018년의 야구를 '지적으로' 지켜 본 사람들이라면 놀라서도 화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발투수 예고는 규칙의 일부가 아니다. 라인업 카드를 교환할 때 적는 게 규칙"이라고 썼다. 그는 5차전 밀워키의 선발 교체를 두고 "'생각하는 사람'의 스포츠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칭찬했다. 

▲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다저스는 대비했고 밀워키는 준비했다 

다저스는 왼손 투수에 대한 강점이 약해진 마일리를 상대로 당당히 왼손 타자 벨린저를 1번 타자로 내보냈다. 마일리가 더 오래 던졌어도 상관 없었다. 밀워키는 조시 헤이더가 등판하지 못하는(혹은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큰) 날이었다. 다저스는 더 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밀워키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마일리에게 5차전에서 첫 타자만 상대한 뒤 교체할 계획을 세웠다. 통보는 3차전 승리 후 이뤄졌다. 또 그는 5차전 다저스의 선발 라인업을 확인하고는 작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오른손 타자를 가능한 많이 끌어내려는 게 목표였다. 

마일리는 4차전에 앞서 5차전 선발투수 자격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5차전을 마치고 "그 자리에서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 내가 아는 대로, 몇 가지 디테일만 빼고 대답했을 뿐"이라며 웃었다. 

또 "내 보직이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월드시리즈에 도전하는 팀이다. 전략적 측면에서 그 계획은 꽤 좋은 아이디어다. 나는 동의했고, 우리 모두 그렇다"고 했다. 

▲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류현진.
두 사령탑의 시선은 '선발투수의 교체 시점'이 아니라 경기 운영 전략에 쏠려 있다. 

카운셀 감독은 "다저스의 유동성은 매치업 전략을 짜기 어렵게 만든다"고 토로했다. 로버츠 감독은 5차전에서 크리스 테일러, 벨린저, 키케 에르난데스와 맥스 먼시에게 2개 이상의 포지션을 맡겼다. 

로버츠 감독은 "내셔널리그 규칙(투수가 타석에 들어가는 것)이 있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농구와 축구는 계획할 수 있지만 이런 전략을 짤 수는 없다"고 밝혔다. 

로젠탈 기자는 "연장 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로버츠 감독은 데이비드 프리먼 사장의 비위를 맞춰주지 않는다. 대신 2018년의 야구를 한다. 정보의 흐름, 다양한 아이디어, 의견 반영으로"라고 썼다. 

로버츠 감독은 밀워키의 선발 투수 교체를 두고 '반칙'이라고 지적하지 않았다. 예상하고 대비했다. 놀라지도 화내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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