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멘터리 '폴란드로 간 아이들' 연출을 맡은 추상미 감독. 제공|커넥트픽쳐스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다큐멘터리 '폴란드로 간 아이들'을 연출한 추상미 감독은 10여년 전 배우로 유명했다. 영화 '꽃잎' '접속' '퇴마록' '세이 예스' '누구나 비밀은 있다', 드라마 '노란손수건' '무인시대' '결혼합시다' '사랑과 야망' '내 여자' '시티홀' 등에 출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던 어느날 돌연 사라졌다. 더 이상 작품 활동은 없었다. 그가 돌아왔을 때는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배우로 활동을 하면서도 연출에 대한 꿈이 있었다. 그 당시 배우로서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다. 과감하게 대학원에 진학했고,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감독에 대한 꿈이 있었다는 것이 놀랍지는 않았다. 다만 의외였던 것은 배우로서 들었던 회의감이었다. 연극무대에 올랐었고, 아버지 역시 무대배우였다. 연기에 대한 호평을 받았고 순탄한 활동을 이어가던 배우였다. 하지만 추상미 감독은 당시 "더 이상 (배우를) 지속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아버지를 동경해서 배우가 되려는 욕구가 있었다. 아버지가 무대배우다. 그래서 나도 연극에서 출발을 했다. 연극, 영화까지는 괜찮았는데, 드라마까지 하니까 좀 다르더라. 연극에는 철학적인 텍스트가 있어서 좋았다. 드라마로 넘어오니 맡을 수 있는 역할이 폭이 좁아졌다. 내가 소모적으로 쓰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캐릭터가 잘 되면 계속 그런 역할만 들어온다. 더 이상 지속할 이유를 차지 못했다."

추상미 감독은 현재 삶에 대한 만족이 크다. 한 때는 산후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고, 유산의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현재는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물론 1년 전만 해도 지옥 같았다고.

"지금은 되게 좋다. 행복하다. 1년 전은 지옥이었지만, 우여곡절이 있어서 현재가 더 좋은 것 같다. 1년 전에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을 편집하면서 많이 힘들었다. 진도도 나가지 않는데 사회적인 이슈도 있었다. 곧 전쟁이 날 것 같았다. 신앙의 힘으로 버텼다. 평창 올림픽과 남북 정상회담이 이어졌던 그 시기, 전 국민 중에서 내가 가장 기뻤던 것 같다. 하하. 만세를 불렀다."

추상미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1951년 폴란드로 보내진 1500여명의 한국전쟁 고아와 폴란드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남과 북 두 여자가 폴란드로 떠나서 겪는 치유와 회복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오는 31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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