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시우 ⓒ 제주, 곽혜미 기자

▲ 임성재 ⓒ 제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제주, 조영준 기자]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저스틴 토마스와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와 경기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좀 더 잘 치고 성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거물 신인' 임성재(20, CJ대한통운)는 "전체적으로는 좀 아쉽게 끝났다"며 이번 대회를 돌아봤다. 21일 제주도 클럽 나인브릿지(파72, 7,196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 프로 골프(PGA) 투어 THE CJ CUP에서 최종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41위에 그쳤다.

순위는 아쉬웠지만 그에게 이번 대회의 의미는 남달랐다. 임성재는 올해 PGA 투어의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에서 3관왕(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신인상)을 달성했다. 한국 골퍼로는 처음 웹닷컴 투어 3관왕에 오른 그는 누구보다 화려하게 PGA 투어에 데뷔했다.

THE CJ CUP은 임성재가 두 번째로 출전한 PGA 투어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제주도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쳤다. 성장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임성재는 지난해 우승자인 토마스와 올해 우승 컵을 들어 올린 켑카와 이틀간 함께 경기했다.

3라운드까지 경기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았지만 최종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임성재의 드라이브 비거리는 평균 300야드가 넘는다. 여기에 퍼트와 어프로치샷도 떨어지지 않는다. 임성재의 캐디인 브라이언 제프리 브라네쉬는 "임성재의 기술은 크게 떨어지지 않지만 각 코스 적응력은 아직 떨어진다"고 밝혔다.

▲ 웹닷컴 투어 올해의 선수상과 신인상을 수상한 임성재 ⓒ 제주, 곽혜미 기자

필드의 코스는 각 홀마다 제각각이다. 정상급 선수들은 이러한 홀에 빨리 적응하지만 임성재는 몇 번을 쳐 본 뒤에야 감을 잡는다. 이런 부분은 경험의 차이에서 온다. 아직 걸어가야 갈 길이 먼 그는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우선 과제다.

이런 점을 볼 때 임성재는 이번 대회에서 나름 값진 경험을 쌓았다. 특히 마지막 4라운드에서 선전한 점은 고무적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은 이는 김시우(23, CJ대한통운)다. 김시우는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23위에 올랐다.

김시우의 출발은 매우 좋았다. 그는 19일 열린 1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치며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은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기온도 쌀쌀해 출전한 선수 상당수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2라운드가 열린 20일부터 바람은 잦아들었고 날씨는 따뜻해졌다. 골프를 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지자 정상급 선수들은 타수를 줄이며 치고 올라왔다. 반면 1라운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한국 선수들은 이들에 밀려 순위가 떨어졌다.

이런 와중 속에서도 김시우는 21일 열린 3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며 공동 13위에 자리했다. 라운드 내내 큰 기복이 없었던 김시우는 10위권 진입에 도전했다.

3라운드를 마친 김시우는 "마지막 라운드는 날씨가 안 좋았으면 한다. 선수들이 (좋은 날씨 속에) 타수를 많이 줄이면 따라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라운드에서 내 플레이를 제대로 해 톱10, 혹은 톱5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며 목표를 밝혔다.

최종 라운드가 진행된 22일은 바람이 많이 불지 않고 날씨도 쾌청했다. 켑카는 장타와 쇼트 게임 여기에 놀라운 칩샷까지 보여주며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PGA 투어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도 상위권에 진입했다.

▲ 김시우 ⓒ 제주, 곽혜미 기자

마지막 라운드까지 최선을 다한 김시우는 이날 한 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23위에 올랐다. 비록 톱10 진입은 실패했지만 남은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국 여자 골프는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반면 남자 골프의 경우 장타와 힘의 비중이 크고 북미, 유럽 선수들의 벽도 매우 높다. 여전히 남자 골프 세계의 벽은 높다. 그러나 김시우와 임성재 등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젊은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 남자 골프의 '한줄기 빛'이다.

임성재는 자신처럼 PGA 투어 입성을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그는 "어릴 때 도전할 수 있지만 빨리 미국 무대에 도전하는 편이 좋다. 웹닷컴 투어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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