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균이 한화에 4,028일 만의 포스트시즌 승리를 안겼다. ⓒ 고척돔,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유라 기자] 11년 만의 가을 야구 승리는 베테랑 김태균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한화 이글스는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넥센 히어로즈에 4-3으로 이겼다. 2007년 10월 12일 삼성 라이온즈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5-3 승리 이후 4,028일 만의 가을 야구 승리다.

2회 하주석-최재훈의 연속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장민재의 4⅓이닝 2실점 역투에 힘입어 초반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그리고 3-3 동점에서 맞이한 9회, 김태균이 1사 1루에서 이성열을 불러들이는 결승 2루타를 터트렸다. 다음은 드라마의 주인공, 김태균과 일문일답이다. 

- 승리 소감은.

"오늘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고, 우리 팀이 허무하게 끝날 팀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장민재가 잘 던져줬다. 오늘 MVP 장민재라고 생각하는데 뺏은 것 같아 미안하다."

- 9회 결승타 초구를 노렸나.

"노린 건 아니고 이보근이 워낙 구위가 좋아서 짧게, 정확하게 치려고 했는데 실투가 들어왔다."

- 11년 만의 가을 야구인데 예전과 어떻게 다른가.

"모든 게 다 새롭다. 너무 오랜만에 나왔지 않나 생각한다. 그때는 내가 어린 선수였기 때문에 좋은 선배들이 잘 이끌어줬다. 나는 큰 부담 없이 경기를 했다." 

"그때는 이렇게 가을 야구가 소중하다는 생각을 못 했던 것도 사실이다. 10년 동안 포스트시즌을 못 가고 저도 11년이 흐르다 보니 포스트시즌이 이렇게 소중하고 힘든 것이라는 걸 느낀다. 젊은 선수들이 팀에 많은데 나중에 저처럼 긴 후회를 하지 말고 지금 열심히 해서 앞으로 가을 야구 계속 했으면 한다. 강한 한화 이글스가 됐으면 한다."

- 1,2차전에서는 선발 출장하지 못했다.

"그만큼 한화가 저보다 좋은 선수들이 많은 강팀이 된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11년 만에 나선 것이 후배들에게 고맙고 영광스럽다. 올해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해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 선발 출장할 때와 벤치에서 볼 때 마음이 어떻게 다른지.

"선발이든 아니든 나에게 주어진다면 어떤 일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1,2차전이 체력적으로 더 힘든 것 같다. 계속 긴장을 하고 있었고 뒤에서 계속 준비하면서 스윙을 한 500개 한 것 같다. 1차전 끝나고는 한 것도 없는데 녹초가 됐다."

- 팬들의 응원을 보고 어떤 마음이었나.

"10년 동안 죄송했다. 매 시즌 올해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고 거짓말만 했던 것 같다. 굉장히 기분이 좋았고 한화 이글스 팬들이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오랫동안 기다려주시고 야구장을 찾아와주신 게 멋있다. 2연패 하고 나서도 괜찮다고 응원해주시는 것을 보고 괜히 '보살팬'이 아니구나 했다. 그래서 오늘 선수들이 더 힘낼 수 있었다." 

"원래 세리머리를 하는 편이 아닌데 오늘도 쑥스럽더라. 하지만 환호하는 팬들을 보니까 저도 모르게 세리머리를 가장 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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