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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트루시에② "철학없는 중국, 20년 전보다 못하다”

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2018년 10월 29일 월요일
▲ 필립 트루시에 전 일본 대표팀 감독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중국은 오히려 20년 전보다 못하다. 돈은 쓰지만 교육도, 철학도 없기 때문이다.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은 어려울 것이다.”

일본 축구의 거대한 도약을 이룬 필립 트루시에 PVF 아카데미 기술위원장은 이후 아시아 무대에서 영향력을 넓혔다. 일본을 떠난 뒤 카타르 대표팀 감독직을 맡았고, 중국슈퍼리그의 선전, 항저우뤼청 등의 감독으로 일했다. 지금 카타르 축구의 유망주 육성 산실은 아스파이어 아카데미의 설립 프로젝트에 참가해 일하기도 했다.

1998년 이후 지난 20년 간 유럽인 중에는 누구보다 풍부한 아시아 축구 경험을 쌓은 트루시에는 이제 베트남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베트남 15세 이하 선발팀의 제5회 아리스포츠컵 U-15 축구대회(강원도 개최) 참가를 위한 한국을 찾은 트루시에를 스포티비뉴스가 만났다. 그가 본 아시아 축구의 현재와 과제를 물었다. 트루시에 감독은 그가 겪은 일과 의견을 솔직하게 답했다.


다음은 트루시에 감독과 일문일답.

-한일 월드컵 이후 16년의 시간이 지났다. 지금 아시아 축구의 판세는 어떻게 보나?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에서 TOP2다. 한국과 일본의 수준은 동등하다고 본다. 이란, 호주도 강한데, 호주는 좀 떨어졌다. 이란정도가 한국, 일본과 아시아 최강이라고 볼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도 좋은 팀이다. 그 뒤에 UAE, 태국, 카타르가 있다. 

-2022년 대회를 개최하는 카타르는 어떻게 전망하나?
난 2014년에 카타르에 있었다. 그때는 카타르 선수가 없었다. 카타르의 순수 인구는 50만 정도뿐이다. 그래서 카타르 선수가 없다. 아스파이어에서 몇몇 선수를 가르쳤다. 난 아스파이어 설립 과정을 함께 했다. 아스파이어 프로젝트와 메디컬 센터 프로젝트를 함께 했다. 카타르 국왕과 가까운 사이였다. 지금도 연락하고 지낸다. 지금 카타르의 축구 수준은 좋지는 않다. 하지만 4년의 준비 기간이라면, 홈에서 경기하고, 이점이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자면 카타르에는 기회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축구는 페이퍼에 있는 게 아니다. 축구는 피치 위에 있다. 아마 카타르는 좋은 감독을 데려올 것이다. 카타르는 과르디올라 감독을 원한다. 지단 감독이 될 수도 있다. 누가 됐든 좋은 감독이 올 것이다. 차비도 알사드에서 지도자 과정을 시작했다. 차비도 후보가 될 수 있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카타르 대표팀에 빅네임이 올 것이다.

-당신에게 제안은 없었나?
난 과거에 대표팀 감독을 했었다. 이번에 내게 제안은 오지 않을 것이다. 지금 62세고, 커리어는 이미 뒤로 갔다. 이제 젊은 감독이 일할 때다.

-중국에서도 일했다. 중국 축구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내 생각에 중국은 오히려 20년 전이 더 나았다고 본다. 2000년 레바논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중국은 한국과 비겼다. 우리가 그때 준결승에서 준결승에서 이겼기 때문에 기억한다. 중국에서 투자는 오직 팀을 ‘만드는데’ 쓰인다. 교육과 유소년에 쓰지 않는다. 돈을 쓰는 사람들은 축구 발전에 관심이 없다.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미국, 중국 같은 큰 나라는 협회가 발전을 주도하기 어렵다. 이 목표는 클럽에서 달성해야 한다. 그런데 중국 클럽들은 교육적 비전이 없다. 20년 전에는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중국이 돈은 많이 쓰는데, 돈 쓰는 사람이 축구인이 아니라 비즈니스인이다. 오직 이윤(profit)에만 관심이 있다. 중국에선 9살 선수를 2000만 유로에도 살 수 있다. 16살 선수도 3000만 유로에 살 수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보다 비쌀 수 있다. 끔찍한 일이다. 축구는 물론 이윤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중국에선 오직 얼마냐에만 관심이 있다. 가격이 비싸고 가치가 높아지면 좋아한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서 비전이 있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비즈니스맨만 있었다. 그들이 팀을 운영한다. 선수를 교육시키는 부분이 부족하니까 중국 축구가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좋은 선수를 키우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중국은 대표팀에 있는 13명 정도의 선수들만 좋다. 올림픽에는 20명 정도 좋은 선수가 있고, 청소년 팀에도 그 정도 선수는 괜찮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이 선수들에 대한 통제가 안 된다. 중국은 2024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2000명의 선수를 준비시키고 매일 훈련 시킨다. 선택권이 없으니까. 좋은 대표팀은 좋은 클럽이 있어야 나온다. 좋은 클럽은 자체 유소년 시스템이 좋아야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중국에선 그런 시스템 가진 팀이 일부다. 

▲ 중국도 유소년에 투자하기 시작했으나 철학과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이다.


-중국 클럽들도 유소년 팀을 운영하고 있지 않나?
어떤 한 팀에 연령별 팀, 18세, 16세, 12세 팀 있냐고 물어보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축구협회에서 무조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 그 팀이 어떻게 하는지 아나? 전화로 근방에 있는 팀들에 연락해서 해당 나이 선수들 있냐고 묻고, 가격을 협상하고 데려와서 팀을 만든다. 그러면 유소년 팀이 생기는 거다. 그렇게 팀을 급조한다. 아예 한 아카데미 자체를 사기도 한다. 중국 축구가 이렇다. 만약 한국 측의 제안을 받고 14세 대회를 열게 되면, 이 대회만을 위해 팀을 사오기도 한다. 대회 끝나면 그 팀을 버린다. 

중국에는 교육 시스템이 없다. 200만개의 아카데미가 있다. 사설 아카데미가 있다. 가입비도 비싼데 협회가 아무런 통제를 안 한다. 만약 학교에 그런 일이 있다고 상상할 수 있나? 학교를 마음대로 만들고 운영하는 데 정부가 간섭하지 않을 수 있나? 그런데 중국에선 누구나 유소년 클럽을 만들고 있다. 시설도 열악한데 그렇게 운영해도 간섭이 없다. 나라가 너무 커서 일일이 관리하기 어렵다. 이게 중국이 협회 차원의 기술 정책을 갖지 못하는 이유다. 

또 하나. 내일 중국 축구에 돈이 없어진다, 돈줄이 끊긴다고 생각해보라. 그러면 중국 축구는 사라질 것이다. 중국에는 축구 열정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에 가보라. 사람들을 보라. 그들은 축구를 느끼지 않는다. 열정이 없다. 물론 젊은 사람들은 좀 다르다. 열정이 있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야말로 중국 축구의 가장 큰 문제다. 이 모든 점은 중국축구협회도 알고 있다.

-당신이 몸담았던 항저우는 유스 시스템에 대해 투자를 많이 했던데?
그 팀은 몇 안되는 기술 정책이 있는 팀이다. 일본 지도자들을 많이 데려왔다. 최근에는 한국의 홍명보도 감독으로 있었다. 항저우는 유소년 전략을 갖고 있는 유일한 팀이다. 광저우부리, 헝다, 산둥, 베이징궈안, 이런 팀들도 갖고 있다. 몇몇 팀은 그런 일을 하고 있다. 중국축구협회도 발전하고 있고 중국축구도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인도와 얼마 전 비기지 않았나. 난 중국이 2022년 월드컵 본선에 못 갈거라고 본다. 불가능할 것이다. 일부 클럽이 그런 정책이 있지만, 중국의 전체적인 유스 레벨을 본다면, 좋은 유스팀을 갖지 못하고 있다. 

-항저우를 떠난 것도 그런 환경 때문이었나?
내가 항저우 떠난 건 그런 이유는 아니었다. 매니지먼트적 이유였다. 항저우에는 젊은 좋은 선수가 많았다. 다만 구단이 원하는 다른 것이 있었다. 항저우는 내게 중국에서 최고의 경험은 아니었다. 아무 것도 없는 선전에서 오히려 더 좋은 경험을 하기도 했다. 물론 항저우 좋은 도시이고 좋은 팀, 철학이 있는 팀이었다. 좋은 선수를 키우기도 했고, 최근 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에 많은 항저우 선수가 뽑히고 있다. 바닥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내게 중국은 좋은 경험이었다. 내 열정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좋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게 배우려는 이들이 있었다. 젊은 중국 축구인, 어린 선수들이 그랬다. 하지만 팀을 운영하는 이들은 비즈니스 맨이었다.

▲ 트루시에 감독은 카타르가 역사상 가장 화려한 월드컵을 개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 차비가 카타르 대표팀의 코칭스태프가 될 수 있다.


-카타르의 상황은 중국과 어떻게 다른가?
카타르는 다르다. 카타르는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의 전문가를 데려오고 있다. 카타르축구협회는 축구를 발전시키기 위한 시스템에도 투자하고 있다. 난 카타르를 존중한다. 카타르를 많은 이들이 비판하는 것은 알지만, 난 정치적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비전이 대단하다. 특히 PSG에서 투자한 것을 보라. PSG를 빅클럽으로 만들었다. 카타르 투자 전에 PSG는 이런 레벨이 아니었다. 만약 카타르의 투자가 없었다면 지금도 아닐 것이다. 카타르는 파리 지역 자체도 발전시켰다. 많은 협업을 했다. 파리의 인재 교육, 팬 서비스, 경기장 설비 투자 등 축구 환경 측면에서 많은 투자를 했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나도 지원한 부분이 있다. 카타르 국왕을 만났는데 2004년에 이미 내게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할거라고 말했다. 아스파이어를 만들 때 나도 있었다. 그는 내게 2030년의 국가 발전 계획까지 보여줬다. 그들은 나라를 발전시킬 대단한 비전을 갖고 있다. 스포즈적 비전도 있다. 

카타르는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점은 있다. 왕이 말하길, 우린 전문가에게 많은 돈을 줘야 한다. 누구도 큰 돈을 안주면 카타르에 오려고 하지 않으니까. 많은 돈을 써야 하는 게 문제다. 그리고 이 전문가들 투자금에만 관심이 있다. 

때로 많은 돈을 줬는데 돈만 원하고 와서 나라에 기여를 안하는 이들이 있었다. 카트르에서 이런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투자에 대한 균형이 있어야 한다. 확실히 효과를 준다면 돈을 줄 수 있다. 이게 명확하다. 카타르는 덥고, 돈 때문에 가는 게 맞지만, 비전과 투자가 따라와야 한다는 것이 그들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카타르는 결국 개최를 하기 전 월드컵 본선에 가지 못했다. 축구적 성과 없이,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에 가지 못한 채 월드컵을 개최하게 됐다.
카타르는 핸드볼, 바스켓볼 등 많은 스포츠를 유치했다. 테니스 대회도 열었다. 카타르는 러시아 월드컵에 갈 레벨은 아니었다. 카타르는 월드컵에 참가하기 위해 개최하는 것이다. 그들에겐 선택권이 없다. 카타르도 장기 계획이 있지만, 사람들은 대개 과정을 단축하고 싶어 한다. 돈이 있다면 100년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그런 이유로, 개최를 해야 월드컵에 나갈 수 있고, 모든 전략이 개최지로 선정되는 과정에 집중됐다. 

카타르 월드컵은 운영 측면에서 완벽할 것이다. 월드컵은 축구팬을 위한 게 아니라 모든 TV 시청자를 위한 것이다. 오직 팬을 위한 게 아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월드컵을 즐기나. 모든 이들이 기다린다. 좋은 카메라, 리플레이, 해설… 이런 것이 월드컵이다. 몇 만 명의 팬이 아니라 몇십억 시청자를 위한 대회다. 월드컵은 축구팬만을 위한 게 아니다. 물론 팬도 중요하지만, 그 일부를 위해 하는 게 아니다. 

카타르가 월드컵 유치를 성공했을 때 많은 이들이 비판한 것을 안다. 하지만 축구는 그게 전부가 아니다. 왜 카타르에만 기회가 있고 베트남이나 다른 작은 국가는 못하냐고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카타르의 축구 역사가 일천하다고 볼 수 있다. 축구 철학이 없으면 개최를 하면 안된다? 축구철학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개최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월드컵은 팬만을 위한 게 아니다. 물론 팬도 중요하지만, 그밖의 세계는 그보다 좋은 수준 높은 중계 방송을 원한다. 좋은 경기장을 원한다. 그게 월드컵이다. 월드컵은 축제이고 쇼다. 카타르 월드컵은 수십억이 즐기는 아름다운 대회가 될 것이다. 아름다운 방송을 제공할 것이다. 

물론 가격은 더 비싸질 것이다. 어쩌면 월드컵이 유료방송이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축구가, 월드컵이 공짜여야 한다고 말한다. 보통 공짜로 제공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정부에서 그 돈을 내고 있는 것이다. 

-팬보다 비즈니스가 중요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관중보다 시청자가 중요한 시대가 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인가? 카타르 월드컵이 그 전환점이 되는 것인가?
팬 없는 축구는 불가능하다. 경기장에 최소한의 관중은 있어야 한다. 만약 극장에서 배우가 연기를 한다면,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쇼는 소울에서 온다. 분위기에서 온다. 선수들은 관중이 자신을 좋아하고 응원하길 원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른 환경이 될 수 있다. 20년 후에는 다르게 즐길 수도 있다. 경기장 안가고 집에서 현장감 느끼는 그런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지금 시점으로 얘기를 하자면, 어찌됐든 축구는 사람도 필요하고 재정도 필요하다. 

TV 중계권 수익이 높아지면서 입장료 수익은 구단 수입 비중에서 2%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팬들이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그것은 유지해야 한다. 나중엔 지역사람들이 매주 올 수 있도록 무료 입장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 요즘 축구 비즈니스는 입장수익보다 페이퍼뷰를 원한다. 많은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교외 나들이도 가고, 여행도 가고. 저녁 8시에 집에 와서 9시에 열리는 경기를, 추운 경기장에서 떨며 보기 보다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기고 싶어한다. 그런 사람이 많다. 난 파리에서 안락한 집에서, 최고의 축구를 집에서 보고 싶다. 스타디움 가기도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지금 축구가 이렇게 되고 있다. 

-축구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아지는 상황이 된다는 것인가?
큰 돈으로 최고의 선수를 영입해서 최고의 쇼, 최고의 매력적인 경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돈이 없다면 축구는 슬퍼질 것이다. 꿈이 되지 못할 것이다. 다만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챙겨야 한다. 돈과 비즈니스, 그리고 축구협회가 진행하는 교육적 측면. 이런 것은 나눠서 봐야 한다. 교육과 비즈니스는 다르다. 중국의 문제는 이게 잘 안되고 비즈니스만 있다는 것이다. 

최고의 선수가 중국에 오고 있고, 엄청난 돈을 쓰지만 중국이 행복한가? 중국 선수들, 어린 선수들이 행복한가? 돈은 많이 쓰는데 행복한가? 돈을 쓰는데, 토대는 만들지 않고 있다. 축구 인프라, 교육, 훈련 프로그램은 별도로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비즈니스도 잘 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를 사오는 것만 집중하면 그 나라 축구는 없어진다. 하지만 스타는 있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은 꿈을 가져야 하고, 꿈을 가지려면 스타가 있어야 한다.

:: 트루시에 감독이 베트남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야기는 (3)편에 이어집니다.

인터뷰=한준 (스포티비뉴스 축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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